노년층 대다수 “여가 시간에 뭐하냐고? TV보죠”
TV·라디오 주당 평균 16시간…깨있는 내내 틀어놓는 경우도
2014-01-12 강채원 기자
[매일일보] 노인이 경험하는 ‘4가지 고통’으로 빈곤·질병·무위·고독을 꼽고는 하는데,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7명은 특별한 여가활동 없이 일상생활을 무료하게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 노인들을 위한 여가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체 노인의 93.3%가 TV 시청이나 라디오 청취를 가장 중요한 여가활동으로 꼽았다. TV시청 또는 라디오 청취에 보낸 시간은 평균적으로 주당 16시간에 달했고, 가장 많은 경우 146시간(6일2시간)을 TV·라디오와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국민연금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한국 노년층의 여가활동 유형화 및 영향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노년층의 72%는 여가활동 참여 시간이 저조하고 두드러진 여가활동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여가활동 부족형’으로 분석됐다.보고서는 65세 이상 노년층 4059명을 대상으로 여가활동 실태를 조사해 여가활동을 ‘친목교류형’, ‘자연지향형’, ‘정적놀이형’, ‘운동참여형’, ‘여가활동 부족형’ 등 5가지로 유형화하고 여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등을 분석했다.그 결과 조사 대상의 72%인 2925명이 주당 여가활동 참여시간이 4시간 19분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적고, 두드러진 여가활동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여가활동 부족형’으로 조사됐다.다음으로는 ‘운동참여형’(11.5%)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주당 평균 15시간 8분을 등산, 배드민턴, 요가 등의 운동에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화초·정원손질·애완동물 기르기 등에 정성을 쏟는 ‘자연지향형’(7.6%, 16시간 52분), 화투·장기·바둑 등을 즐기는 ‘정적놀이형’(5.9%, 15시간 52분), 계모임·동창회·노인정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친목교류형’(3%, 30시간 10분) 등의 순이었다.여가활동 유형별 특징을 조사한 결과, ‘친목교류형’은 건강수준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고, ‘자연지향형’은 취업활동에 종사하는 노년층(45%)이 가장 많았으며, ‘운동참여형’은 빈곤가구 비율(39.6%)이 가장 낮았다.보고서를 집필한 황남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여성이고 나이가 많을수록 여가부족형에 속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빈곤노인의 여가시설을 통한 여가활동 장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