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서민… 보험해약·약관대출 급증

보험해약환급금, 올해 들어 31조원… 보험약관대출 58조원

2023-11-13     최재원 기자
지난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경기침체와 불황이 이어지며 보험을 만기 전에 해약하거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22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30조8197억원으로 전년동기 20조2827억원 대비 51.9% 증가했다. 해약환급금은 보험계약의 해지 또는 효력 상실 등의 이유로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이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7조344억원으로 70%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고, 뒤이어 한화생명이 3조6451억원으로 62%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둔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료 부담이 늘거나 급전 마련 목적 등 일종의 생계형 보험해약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험료 미납’에 의한 효력 상실 환급금 역시 1조9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8352억원보다 31.0% 늘어난 것이다. 보험계약자가 보험료를 내지 못했을 경우 계약의 효력이 상실되면서 일부 환급금이 발생한다. 보험 해약‧효력상실 규모는 지난 2020년 8월말 160조2048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21년 143조3411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2022년에도 124조9773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또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규모도 커져 지난 8월까지 58조30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47조3987억원보다 23.0% 증가했다. 약관대출은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최대 95% 내에서 대출금을 내주는 서비스로, 보험계약은 그대로 유지한 채 해지환급금의 일부를 대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020년 말 45조9039억원에서 2021년 말 47조5414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49조1632억원을 기록해 50조원 수준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보험계약 유지율이 보험료 유입 감소를 낳고 결과적으로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발생시킬 것으로 우려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계약 유지율 실태와 시사점’에서 “보험가입자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들어 보험 해지 가능성이 커진다”며 “개인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 모두 경제불황기에 유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사는 유지율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평판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더욱 적극적인 고객관리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