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웰컴 투 코리아”…유통업계, 오프라인 매장 강화 ‘사활’
돌아온 외국인 덕분… ‘상권 1번가’ 명동 부활 “유커 중심에서 동남아·영미·일본인까지 증가”
2023-11-13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최근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자 유통업계가 외국인 손님을 겨냥한 주요 전략으로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인 롯데·신세계·현대는 연말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주요 점포에 대규모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다. 뷰티업계와 면세점은 명동 지역 매장 리뉴얼을 통해 외국인 맞이에 나섰다. 백화점업계는 작년보다 빠르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다. 지난해 경우 핼러윈 참사로 인해 백화점들이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크리스마스 장식이 늦었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소는 국내는 물론 외국인 고객에게도 ‘인증샷 명소’로 알려진 만큼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에 더 힘을 쏟았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 외관에 375만개 LED칩을 사용해 63x18m 크기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역대 최대 규모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했다. 이곳에서는 ‘신세계 극장(SHINSEGAE THEATER: from legacy to fantasy)’이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 판타지 극을 선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모객 수단으로도 활용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광판에 본점 크리스마스 영상을 15초 맛보기로 내보내고, 12월 한 달 동안 아시아나 항공기 국제선 전 좌석 기내 모니터에 광고를 싣는다. 또 ‘씨트립’ 등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동남아시아 대표 OTT 뷰(Viu)에도 광고를 삽입했다. 롯데백화점도 명동 본점의 ‘소공 에비뉴(So-Gong Avenue)’에 가장 공을 들였다. 소공 에비뉴는 본점이 시작되는 을지로입구역 앞에서부터 약 100m가량의 거리다. 15m 높이의 ‘자이언트 트리’가 들어선 을지로 입구를 시작으로, 본점 외벽에는 3층 높이의 유럽풍 ‘크리스마스 상점가’를 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별관인 영플라자 외벽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크리스마스 테마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의 3300㎡(약 1000평) 규모의 ‘H빌리지’에 크리스마스 연출 공간을 통해 외관보다 실내 공간에 힘을 줬다. H빌리지의 올해 테마는 ‘해리의 꿈의 상점(La boutique d'Harry)’으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유럽 작은 공방들이 모여있는 이국적인 골목길을 구현했다. 부티크(상점), 가로등, 간판, 카트 등 다양한 조형물이 조성됐다. 며칠 전 있었던 1차 사전 예약에는 접속 인원이 2만명 이상 몰려 순식간에 마감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외국인 컨시어지’에 중국어 가능 직원을 기존 4명에서 8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J올리브영은 관광 상권 대표 매장이자 국내 올리브영 매장 중 가장 넓은 1157㎡(약 350평) 규모의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국내 최초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해당 매장의 방문객 수는 90%가 외국인으로 올리브영은 매장 내 안내 서비스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국어로 확대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도 9월 ‘명동 메가스토어점’ 인테리어 리뉴얼을 완료했다. 해당 매장은 외국인 방문객이 증가세를 보인 올해 상반기 매장 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월평균 313% 증가했다. 9월 매장 리뉴얼 이후 한 달간 일평균 매출은 전월 대비 약 40% 상승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 핵심 상권에 면세업계 최초의 쇼룸 ‘엘디에프 하우스(LDF HOUSE)’를 개관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3층 단독 건물에 쇼핑, 관광, 고객경험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외국인들이 서구적인 분위기의 성수동과 가로수길보다 명동을 더 선호한다는 점을 착안해 외국인 맞이 승부처로 서울 한복판인 ‘명동’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유커를 중심으로 중국인 구매 비중이 컸지만, 최근엔 동남아와 영미권 일본인 관광객도 대폭 증가한 만큼 적극적으로 외국인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