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맞춤 억제 전략' 10년 만에 개정···"확장억제 실행력 획기적 강화"

한미 국방장관, 13일 한미안보협의회서 개정 TDS 서명 9·19 남북군사합의 논의도···"美, 정부 입장 경청"

2024-11-13     이태훈 기자
신원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국과 미국이 대(對)북한 전략문서인 '맞춤형 억제전략'(TDS)을 10년 만에 개정했다. 연일 증폭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조치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비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평가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화답했다.

13일 국방부에 따르면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개정된 TDS에 서명했다. TDS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 국방장관 간 전략문서로, 개정 TDS에는 북한의 핵·WMD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반영됐다. 신 장관은 SCM 모두발언에서 "한미동맹 70주년 맞이해 올 한 해 이를 경축하는 행사와 함께 동맹 수준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가 열망하는 한미동맹 모습이 지속되면 어떤 어려움도 한미동맹 이름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 동맹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 수십 년간 한미 양국은 같이 해 왔으며 안보와 번영을 일궈냈다"며 "한미는 함께 가장 강력하고 능력 있고 상호 운용성 있는 관계를 맺어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SCM에선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핵협의그룹'(NCG) 운영의 구체화를 비롯해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한미 국방장관은 SCM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NCG가 유사시 미국의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측의 재래식 지원을 위한 공동 기획 및 실행 등의 과업을 추진함으로써 북한의 핵 사용에 대비한 한미동맹의 실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한미는 또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군 조기경보위성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한국군은 미군이 운영하는 조기경보위성이 보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지 않았다"며 "그것을 실시간 공유해서 그 정보가 우리 감시, 요격 무기체계로 실시간 전파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 국방장관은 이날 SCM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 관련해선 SCM 전에도 합참이 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와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공유해 왔다"며 "오늘 SCM에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미국 측은 이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이지 어떤 방향을 한미가 합의해서 정해가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도 북한의 위협을 잘 보면서 서로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취임한 신 장관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북한군 장사정포 등 군사 표적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능력을 제한한다며 최대한 빨리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TDS는 2013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SCM을 계기로 처음 작성됐다. 이후 급속도로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SCM 이전에 개정한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