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동관 탄핵' 2라운드…與,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 '맞불'
민주, 탄핵안 철회 후 재추진…이달 말 보고·의결 국힘, 가처분 신청·필리버스터 등 총력 저지 방침
2024-11-13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 여부를 놓고 여야 간 2차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한 데 이어, 재발의 금지 가처분 신청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이 위원장의 탄핵을 두고 여야 간 국회법 해석이 엇갈리는 만큼 결과에 상관없이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3일 오전 이 위원장 탄핵안 재추진과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 및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에게 "(국회의장의) 지난 10일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철회 처리 행위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그 행위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제출한 탄핵안 철회 행위에 대해 국회의장이 이를 수리했기 때문에 이는 90조2항에 위반해서 무효"라며 "국민의힘 의원 전원의 국회 심의표결권을 침해했고, 이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내용의 권한쟁의심판과 가처분 신청서를 오늘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이 후보자에 대한 탄핵안이 보고됐으나,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면서 본회의가 당일 종료됐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기한 내 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이튿날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철회, 이달 말 있을 본회의에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탄핵안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72시간 내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보고 뒤 '72시간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폐기된다'는 단서가 달린 탄핵소추안 특성상 보고 즉시 의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72시간이 경과된 탄핵소추안은 사실상 부결된 것이며, 재상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탄핵 재추진과 관련해 국회법을 근거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국회법 90조에 따르면 '의원들은 의안을 스스로 철회할 수 있지만, 의제가 된 의안 또는 동의를 철회할 때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여야가 이 후보자의 탄핵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오는 30일과 내달 1일 개최되는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보고·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신청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될 경우 동일한 내용의 탄핵안 상정은 불가능해진다.
여당은 야당의 탄핵안 재추진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 저지 태세로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가처분신청에 이어, 이날 오후부터 중앙당사에서 당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 이날 당 소속 의원들은 탄핵안과 함께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의 부당성을 호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