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식 참석…인요한은 제주 4·3공원 찾아
14일 각각 경북 구미·제주 방문해 '민심 잡기' 이준석 신당설·김재원 4·3 설화 관련 표 단속
2023-11-14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나란히 경북 구미와 제주를 방문해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식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성과를 언급하며 발전·계승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인 위원장은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최근 이준석 전 대표의 대구·경북 지역 총선 출마 가능성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과거 제주 4·3 관련 설화를 의식한 행보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14일 오전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6돌 숭모제 및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기념식에서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고 그것을 키워나가는 길에 지도자가 헌신적으로 한 결과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확신하고, 그래서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대통령이 안 계셨으면 일어날 수 없었던 기적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는 영웅을 만들고, 영웅은 역사를 바꾼다"며 "박정희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지도자이셨다. 그래서 오늘 탄생 기념일은 더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이념과 공정을 발전적으로 승계해 국가를 도약시키고, 서민 친화적인 정책으로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고, 경제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가 넘치는 나라,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가겠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의 경북 방문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과 대구·경북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시점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에서 박 전 대통령 치적을 부각하면서 지역 표심을 겨냥하고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KBS와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50%에서 하루마다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답한 바 있다. 신당 창당 후 대구 출마설에 대해서는 "만약 진짜 정치의 변화를 만들어 내려면 남들이 도전하기 가장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들과 함께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 위령제단에 헌화하고 분향했다. 인 위원장은 위패봉안실을 둘러본 뒤 방명록에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평화의 제주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혁신위 구성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이번 일정도 그간 보여온 통합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린 시절 여수·순천 10·19 사건과 함께 제주 4·3 사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고 언급하면서 "여수·순천도, 제주도, 군인과 경찰이 명령에 복종하며 희생된 분들도 많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절대 다시 안 일어나게 하는 게 우리 도리다. 정치권에서 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혁신위 1호 안건이었던 징계 취소를 받은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사유가 제주 4·3 관련 논란이었던 만큼 이를 의식한 발언도 이어갔다. 앞서 혁신위는 1호 혁신안인 징계 취소를 통해 "4·3 추념일은 격이 낮다"고 발언한 김 전 최고위원의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해제했다. 인 위원장은 해당 발언 논란에 대해 "여러 번 자기 잘못을 고백했기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시는 그런 발언하지 않도록 제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