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준법과 신뢰위원회 1기 위원 명단 공개…"매출보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무게 둘 것"

법률·학계·언론·산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7명 영입 법적 근거 마련 후 활동 시작…위반사항 확인 시 직접 제재

2023-11-15     이태민 기자
카카오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카카오는 공동체(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1기 위원 7명(위원장 포함)의 명단과 위원회 운영 원칙을 15일 공개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전권을 약속하면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위원회는 김소영 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김 위원장은 위원 구성에 대한 전권을 일임받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위원으로 선임했다. 선정된 위원은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은행법학회장)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 총 6명이다. 산업계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선정된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대표는 인터넷 벤처 기업인 프리챌을 공동 창업한 인물로 벤처 업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 또한, 동화자연마루, 에스엘미러텍, 디와이 등 중소·중견 기업의 대표를 맡았다. 현재 착한경영연구소에서 다수의 기업과 비영리 조직들 대상으로 조직 진단, 변화관리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위원회는 김 대표가 다양한 경험을 살려 카카오가 나아 갈 방향에 대해서도 가치 있는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위원회에 합류했다. 안수현 위원은 한국은행법학회장과 한국경제법학회장으로 활동하며 금융·기업·상사 영역에서 전문성이 있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각종 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을 역임해 금융업계 실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금융 기업들에 대한 준법경영 조언을 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유병준 위원은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벤처경영과 혁신투자 영역에서 전문가로 인정 받아온 정보시스템 학자다. 그는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도 역임했다. 카카오가 초창기의 빠른 혁신과 젊은 도전 정신을 되찾아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조언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법률시민사회 분야에서 선정된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은 서울대 법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역임해 ‘여성 2호 검사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검찰에서 퇴직한 후에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직을 수행했으며, 당시 여러 인권 문제들을 처리해 사회적 소수자·약자를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이 위원은 검찰 출신 법률전문가로서의 준법정신은 물론, 인권의식과 약자보호의 가치를 카카오에 이식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언론 분야에서는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을 포함시켰다. 이지운 위원은 1995년 서울신문에 입사한 이래 사회부-정치부-논설위원-편집국장을 거쳤다. 카카오는 이 위원이 카카오의 현주소를 명확히 진단하고,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위원은 카카오와 직접적 관련이 없으면서 벤처 IT 업계 전반에 관심을 가져온 인사들로 발탁됐다. 위원회 사내위원을 맡은 카카오 CA협의체의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카카오와 위원회 사이 가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카카오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설립되며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 등이 확인된 경우 관계사에 대한 내부조사 요구권, 위원회의 직접 조사 실시권,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긴급 중단 요구권 등 직접적인 제재 권한까지 가진다. 위원회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다. 우선 규제기관과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혐의들을 면밀히 검토해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등 보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후에는 보다 근본적으로 카카오 관계사의 비즈니스를 분석해 서비스 이용자와 이해관계자 등과의 관계에서 문제될 수 있는 준법·신뢰 리스크를 검토하고 이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한 준법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위원회의 정책의지를 집행할 수 있는 실무기구로 사무국을 설립하고 각 관계사의 법무·준법·감사 조직과의 긴밀한 소통을 진행해 준법문화와 신뢰경영원칙이 회사에 뿌리 내리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별도 웹사이트 등을 마련해 활동 내역을 지속 공개할 계획이다. 김소영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벤처 산업을 일군 대표 IT 기업인 카카오가 지금은 여러 의혹들 때문에 사회적 비난에 직면한 만큼 책임 있는 기업으로의 재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 등 경영 지표보다 준법과 상생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윤리 경영 성과가 카카오의 경영 기본 원칙으로 작동할 수 있게 제안할 계획"이라며 "국민 실생활 다방면에 녹아 든 카카오 공동체가 다시 국민의 신뢰와 인정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