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병원, 보호 자격 상실" 주장에 美 두둔…하마스 "학살 옹호" 규탄
美 "알시파병원 기지化 사실…하마스가 '인간방패' 사용해" 인권단체는 바이든 '학살' 책임 제기…법원에 소송
2024-11-15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군(IDF)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내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했다. 또 "가자의 병원들은 국제법상 보호 대상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의 주장을 일부 두둔하고 나서자, 참사를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IDF는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해 병원 내 하마스 요원들에게 투항을 요구했다. 이번 급습은 전날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은 지난 몇 주간 하마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함에 따라 (알시파 병원이) 국제법상 특별한 보호 대상 자격을 잃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발언한 뒤 이뤄진 것이다.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의 폭격 및 물자 지원 봉쇄 등으로 알시파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서는 "하마스는 병원과 환자들을 테러를 위한 '인간방패'로 사용한다"며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병원의 대규모 대피를 지원했으며 병원 당국과 정기적 대화를 유지해 왔다"며 "그들(하마스)이 병원에서 무엇을 하는지 세계가 알아야 하고 우리는 계속 그들의 범죄를 폭로할 것"이라고 병원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도 일부 동조했다. 알시파 병원 지하에 하마스의 땅굴 지휘소가 은폐돼 있어 이스라엘의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이 있는 병원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것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며 병원에서의 참사에 이스라엘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군사작전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을 두둔했다. 이어 민간인 대피에 대해선 "독립적 제3자가 대피시키는 방안을 지지한다"며 "이스라엘은 제3자 대피안을 지지할 것이다. 병원 대피를 허용할 것인가, 환자들을 계속 '인간방패'로 쓸 것인가는 하마스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마스 측은 즉각 이스라엘과 미국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하마스는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IDF가 가자의 보건 체계를 파괴하고 팔레스타인인을 축출하기 위해 병원에서 더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청신호를 줬다"며 "미국에 집단 학살 전쟁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알시파 병원 측은 최근 수일간 환자 약 40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 영내 집단무덤에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아기들과 환자들을 포함해 179명이 매장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인권단체 '헌법권리센터'(CCR)는 지난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를 방기한다며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CCR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법 및 국제법에 의해 지정된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가자 폭격 및 봉쇄, 팔레스타인인 강제 추방 등을 막기 위해 권한 내 모든 조치를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