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해체설·내부 반발에 인요한도 '삐끗'…'혁신위 무용론' 반복되나
인요한 "尹, '소신껏 하라' 당부"…강행돌파 의지 내보여
2024-11-15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의 잇따른 압박에 '조기 해체설'·'회의 중단' 등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혁신안 관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는 인요한 혁신위가 과거 최재형 혁신위 및 민주당의 최재성·김은경 혁신위처럼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인요한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중진·윤핵관 불출마를 당에 권고했으나 지도부가 이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자, 혁신안의 관철을 위해 강수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혁신위가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당연히 존중한다"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일부 혁신위원이 "당이 혁신안을 반영하지 못하면 (혁신위) 조기해체 밖에 답이 없다"거나 "12월까지 회의를 중단해 혁신안에 대한 답을 이끌어 내자"고 발언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 대표가 이를 겨냥해 인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조기 해체설에 대해 인 위원장은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조기해체설을 강하게 부인하며 수습에 나섰다. 또 인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남은 아니었지만 간접적으로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당 혁신안 관철을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의 '뚝심'이 당내 반발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 위원장으로부터 '혁신 대상'으로 지목받은 당내 중진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요한 위원장과 혁신위가 템포를 조절했으면 좋겠다"며 "갈 데까지 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기현 대표같이 큰 인물들은 고민을 하고 여러 형태의 생각들을 해 오셨을 것"이라며 "자꾸 김 대표를 이렇게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인 위원장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이로 인해 '혁신위 무용론' 역시 제기된다. 과거 최재형 혁신위나 민주당의 최재성·김은경 혁신위처럼 동력이 없는 '혁신위'가 당내 기득권을 이겨내고 제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재형 혁신위는 이준석 당시 대표가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으며 유명무실해졌고, 최재성 혁신위는 당내 반발에, 김은경 혁신위는 여러 구설수로 인한 조기 해산으로 인해 각각 혁신안을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했다. '민심동행'이라는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정치를 잘 안다는 당 대표도 쫓겨난 그런 정당인데 정치를 잘 모르는 허수아비 혁신위원장이 오면 이용만 당하다가 쫓겨날 것이 명백했다"고 '국민의힘 혁신불가론'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인요한 교수는 짐을 싸서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그만큼 국민의힘 내부의 견고한 기득권은 아직도 굳건하다"며 "어리버리한 인요한의 혁신위가 기회주의의 대명사인 장제원의 버스 90대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스 90대'는 최근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이 지역구 산악회 행사에 버스 90대, 4000여명을 모아 '세 과시'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