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4명 중 1명 55세 이상”… 중소기업 고령화 심각

청년은 구직난, 기업은 구인난 ‘미스매치’ 중소기업, 대기업보다 고령자 비중 높아

2024-11-15     김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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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청년층의 구직난으로 국내 근로자의 연령대가 높아진 가운데, 특히 중소기업 현장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15일 통계청의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1616만3000명) 가운데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232만2000명이었다. 전년(223만9000명)보다 8만3000명 많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일자리 진출이 활발해야 할 2030세대에서 ‘쉬고 있다’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청년층의 구직난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쉬었음’ 인구 중 20대와 30대는 각각 38만4000명, 29만2000명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2만8000명과 3만8000명씩 증가했다.  인력난 속 고령화까지 겹쳤다. 지난달 발표한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체 근로자의 연령대에서 55살 이상 비율이 2015년 18.4%에서 2021년 23.7%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21년 대기업의 55살 이상 근로자 비율이 12.9%에서 17.4%로 4.5% 오른데 비해 중소기업은 20.6%에서 26.6%로 상승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4명 중 1명은 55살 이상인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기업과 근로자 간 미스매치(불일치)가 꼽힌다. 고용노동부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의 미충원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2.9%다. 300인 이상 규모 사업체의 6.3%보다 2배가 높다. 전체 기업 미충원 인원의 92.7%가 300인 미만 기업에서 발생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지만, 비어있는 일자리에는 청년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 고용의 불안정성, 낮은 복지 수준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이에 정부와 기업이 함께 근로환경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현장의 고령화가 지속되면 종국에는 인력이 없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고령화는 산업 전 분야의 이야기지만,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