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조원 투입해 '쉬는' 청년 돕는다…집단·심리 상담 등 지원
정부 '청년층 노동 시장 유입 촉진 방안' 발표 취업 초기 청년 적응 돕는 프로그램 등 신설
2023-11-15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정부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쉬었음' 청년을 노동 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노동 시장을 이탈한 청년을 상대로 구직 단념을 예방하기 위한 집단·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고, 고립 은둔 청년에게는 마음 회복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청년층 노동 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평균 청년 '쉬었음' 인구는 41만 4000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4.9% 수준이다. 2010년대 초반 전체 청년 대비 2%대 수준이었던 청년 '쉬었음' 인구는 2020년을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다 올해 다시 증가했다. '쉬었음'은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 활동 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학·재직·구직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제공, 청년층의 노동 시장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예산 규모는 약 9900억원으로 책정했다. 우선 재학 단계에서는 내년 고교생 및 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 서비스를 신설·확대한다. 이미 취업한 청년들에게는 44억원을 투입해 초기 직장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청년 세대가 직장 선택 시 중시하는 가치인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직장 문화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 지원을 확대, 실제로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1인당 단축 장려금 30만원을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신설한다. 초기 단계 '쉬었음' 청년의 구직 단념을 예방하기 위해 내년부터 청년 성장 프로젝트도 도입된다. '쉬었음' 청년에게 자조 모임, 집단·심리 상담 등을 제공하고 청년 정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고립 은둔 청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연 200만원 상당의 가족 돌봄 청년 자기 돌봄비를 신설하고, 자립 수당을 월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한다. 정부는 내달 관계 기관 정례 협의체를 신설하고 관련 지원 사업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교육·고용·복지 공공 데이터와 연계해 니트 위험군을 발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취약 청년 밀착 지원을 위한 청년 미래 센터를 4개 시·도에 신설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쉬었음' 중 직장 내 갈등이 있어서 퇴직했거나, 직장을 찾는데 대안이 없어 구직 의욕이 떨어진 청년을 위한 것"이라며 "청년 비노동력화로 인한 잠재 성장률 저하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토대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