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떠난 ‘개미’ 돌아올까…美 긴축완화 전망에 ‘반등장’ 기대감

전문가들 “인플레 꺾이고, 금리 인상도 끝났다” 글로벌 긴축 종료 임박...국내 증시도 상승 탄력

2024-11-15     이광표 기자
코스피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글로벌 긴축 기조가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증시를 떠났던 개미들이 돌아올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베팅하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연말을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했다는 점이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앞으로 물가 흐름이 어떻게 될지, 전쟁이나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이 해소될지, 공매도 전면금지 여파가 해외자금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여부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7월(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로 둔화세를 지속했다. 이는 2021년 9월(4.0%)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10월과 비교한 CPI 및 근원 CPI 상승률 모두 시장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10월 CPI 및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4.1%였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코어) 상승률은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확인되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는 한껏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더 뚜렷해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6개월 정도 상승 속도와 주거 인플레이션 둔화 수준을 감안하면 근원 CPI는 내년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 2%대 진입할 전망” 이라며 “이달 초 발표된 고용지표에 이어 이번 CPI 지표로 연준은 긴축 여정의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연준이 내년 6월에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할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6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1%로 동결할 가능성(33%)보다 높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87명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됐다고 응답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111명 중 26명이 금리 인상 종료를 응답한 것과 기류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응답자 중 86%는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58%는 내년 중반에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공행진을 하던 미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낸 것도 증시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직전까지 4.9%에서 5%를 넘나들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물가 지표가 발표된 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5% 아래로 급락했다. 물론 10월 CPI의 둔화세가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증시는 섣불리 환호하기보다 불안한 줄타기를 이어갈 공산도 크다. 12월 FOMC를 앞두고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이 시장의 기대를 잠재우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6일 발표되는 10월 산업생산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증시는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다시 출렁일 수 있다.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파장이 미칠 것으로 봤다. 올 3분기 실적 시즌이 종료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종결 등 호재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시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모처럼 헤드라인과 코어 모두 컨센서스(예상치)를 하회한 것은 호재”라며 “인플레 하락 추세가 유효함을 확인했고, 고금리와 강달러라는 증시 족쇄의 무게를 어느 정도 덜어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앞으로 주식 시장 참여자들이 고민해볼 3가지 포인트를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다시 한번 주입시켰다는 점은 반길만한 일”이라며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악재로서도 호재로서도 그 영향력은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CPI 이벤트는 잘 넘겼지만, 15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17일 시한인 미 예산안 협상 등 정치·지정학 변수에 영향을 받는 국면으로 들어갔다”며 “이는 11월 이후 분위기 좋았던 주요국 증시에 차익실현 명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오늘은 금지 시한을 둘러싼 논란도 새롭게 추가된 상황”이라며 “공매도 금지 자체가 국내 증시에 한정된 테마로 급부상했는데, 이것이 단기적으로는 그냥 변동성을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계속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