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추·송' 출마 결심에···민주, 총선 '중도 이탈' 경계

조국·추미애·송영길, 총선 출마 가시화 리스크 가진 '조·추·송'···민주는 '거리 두기' 전문가 "세 사람 다르게 봐야"···구도 변화 주목

2023-11-15     이태훈 기자
왼쪽부터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활동 폭을 넓히며 총선 등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의 출마가 총선에 가져올 파급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가진 '리스크'를 고려할 때 일부 중도 표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계는 이른바 '조·추·송' 트리오의 내년 총선 출마를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세 사람은 출마를 준비하는 여타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방송 출연과 행사 등을 다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정당으로 출마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직접 비례 신당을 만들어서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제 개인 당이 아니다"며 "개혁적이고 정말 검찰 독재와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도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민주 진보 진영의 총선 승리는 내 개인에게도 가장 큰 명예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앞서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 소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안 받아들여지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비법률적 방식'은 총선 출마로 해석된다. 추 전 장관도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연일 날을 세우던 추 전 장관은 지난 6일 조승현 정치의미래연구소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추 전 장관은 "항상 뒤늦게 '추미애가 옳았다'고 후회하시는데, 애초에 후회할 일은 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들의 출마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진보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기는 하나, 각자가 가진 리스크가 있어 총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고,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이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상태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것과 별개로 중도층이 이들에게 느낄 비호감도는 가늠하기 어렵다. 세 사람이 워낙 '문재인 정부' 색채가 강해 '전(前) 정권 심판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총선의 승패는 중도층이 가를 전망인데, 이들의 등판이 민주당에 대한 중도 표심 이탈로 귀결될 경우 선거 결과가 바뀌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직접적인 찬반 입장을 내지 않은 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조·추·송'의 출마가 확실한 호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서기 전까지 이런 관망세가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조·추·송'의 총선 출마가 민주당의 중도 표심 확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추미애 전 장관의 경우에는 (민주당에서) 부담이 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출마하면 총선을 앞두고 문 정부 심판론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 전 장관도 핵심 지지층한테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도 표를 끌어오는 데는 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송 전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선거 구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두 사람과 문제가 다르다. 당에서 크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