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공략…전통시장, 낡은 이미지 벗는다
지역별 콘셉트 살린 전통시장 인기 ‘현지 투어’ 힘써 경쟁력 제고해야
2023-11-16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전통시장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경쟁력 제고에 나서는 가운데, 각자의 콘셉트를 살린 전통시장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3~2025 관광 트렌드’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현지 투어를 통한 현지 문화 접하기’(27.5%)였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경우 현지 문화 체험에 큰 관심을 가졌다. 한국관광공사는 “‘로컬관광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현지 먹거리와 지역 고유 콘텐츠에 관심이 높고 X세대의 62.1%, Z세대의 62.9%, 영밀레니얼세대의 59.8%가 관심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금껏 대형 마트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던 전통시장은 최근 새로운 돌파구로 ‘특색 살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역 전통시장의 특색을 살려 방문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시장은 물론 주변 상권의 동반 활성화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자체들도 적극 나섰다. 먼저 서울 동대문구의 ‘경동시장’은 1960년 설립된 전통시장이다. 젊은 고객들을 유치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경동1960 야시장’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옥상 주차장을 푸드 트럭이 들어선 야시장으로 개조했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사용하다가, 주말이 되면 야시장으로 탈바꿈해 많은 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시장 내 폐극장을 개조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 LG 폐가전을 재활용한 굿즈를 판매하는 금성전파사 등의 공간을 마련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에 위치한 ‘고한구공탄시장’은 옛 탄광촌의 모습을 재현한 전통시장이다. 고한읍이 과거 대표적인 탄광촌이었던 만큼, 그 특색을 살려 시장을 꾸미고 연탄구이 음식 등을 판매한다. 고한구공탄시장 인근에 위치한 ‘탄광문화공원’, ‘삼탄아트마인’에서도 탄광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지역별 테마를 살려 전통시장을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꾸민다면 향후에도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5월 전통시장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통시장이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년상인뿐만 아니라 젊은 고객들이 유입돼 활력이 넘치는 곳이 돼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젊음과 문화가 넘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한구공탄시장의 한 청년 상인은 “시장을 방문한 외지인들은 지역 특색을 살린 조형물 등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며 “콘셉트에 맞게 시장을 꾸밀 수 있게끔 상인회 자체적인 노력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