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앞서 '기후 공동대응' 성명…군사대화 재개 합의·대만문제는 이견
정상 간 핫라인 설치 중동·우크라이나 상황 논의하기도
2024-11-16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 후 두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것에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시 주석과의 회담은) 우리가 해온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중 하나"라며 "우리는 일부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또 회담을 계기로 정상 간 소통을 포함해 중국과 고위급 외교를 이어갈 것이라며 "위기가 발생하면 전화기를 들고 서로 직접 통화하자는 것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정상 간 '핫라인(hot-line)' 설치를 공식화한 것이다. 시 주석과 중국 외교부 역시 "중미 관계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관계 중 하나"라며 "(회담에서) 두 정상이 미중 관계의 전략성·전반성·방향성 문제와 함께 세계 평화와 발전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회담을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미중 양국은 양국 군의 고위급 소통과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군사안보협의체 회의를 포함해 중단됐던 군사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군사 대화 창구를 단절시킨 바 있다. 아울러 양국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정부 간 대화 추진 및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에 대한 실무그룹을 구성하는 등의 사안에 의견을 모았다. 그 외 내년 초 항공편을 대폭 증차하고 문화·체육·교육 분야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회담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논의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에서의 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전되지 않게끔 이란에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중국 측도 중국이 중동 지역의 분쟁과 관련해 이란과 대화를 나눈 사실을 미국에 전달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일부 외교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평행선의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회담에서 미국 측은 중국 내 인권 문제 등을 언급했으며, 남중국해·동중국해·대만해협의 평화를 강조하고 중국의 관치주의 시장 경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및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에 대한 방어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한다"며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등에 대해서도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수출통제, 투자검토 등의 조치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일방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양국은 기후 위기 대응 협력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중국 생태환경부와 미국 국무부는 회담 전날 '기후위기 대응 협력 강화에 관한 서니랜드 성명'을 공개하고 "현재와 미래 세대 인류를 위해 양국은 협약 및 파리협정의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 현재 세계의 가장 준엄한 도전 가운데 하나에 똑바로 맞서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성명은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문제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가 지난 7월 16∼19일 베이징 회담과 이달 4∼7일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에서 회담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양국이 파리협정 제2조에 따라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섭씨 2도 이내 통제와 섭씨 1.5도 이내 제한 노력, 섭씨 1.5도 유지의 실현 노력으로 협정의 목적 달성에 힘쓴다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