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는 첫 수능… “예상보다 어려워”

교사 점검단 통해 걸러진 문제… "킬러문항 없었다" 객관식 까다로워… 체감상 작년보단 어려울 수도

2024-11-16     권영현 기자
16일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이른바 ‘킬러문항’ 없는 첫 수능이었으나, 대체로 예상보다는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문성 202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경인여대 사회교육과 교수)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교육 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며 “대학 교육에 필요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사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수험생들의 특성과 N수생 등을 모두 분석해 출제하려 노력했고 9월 모평 출제 기조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입시학원가에서는 지난 9월 모평이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킬러문항을 배제하기 위해 올해는 교사 25명으로 구성된 공정수능 출제점검위원회가 처음으로 구성돼 운영됐다. 그러나 실제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지난해나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지난 6월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원칙을 밝힌 이후 교육부는 ‘킬러문항이 곧 초고난도 문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학원가 등 사교육계에서는 9월 모의평가에서 교육부의 출제 전략이 노출된 만큼 변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9월 모평 이후 입시학원가에서는 “킬러문항이 없는 대신 준킬러 문항을 다수 배치하고 객관식 문제를 까다롭게 출제해 변별력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준킬러 문항 수에 따라 변별력이 조절됐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물수능'이라는 평이 나왔던 작년 수능보다는 체감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문항은 초고난도 문항으로 수험생들이 못 풀거나 안 풀던 문항인데 이게 준킬러문항으로 바뀌게 되면 풀어야 하기 때문에 이 문항들이 많으면 시간소비가 많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 수능은 물수능도 불수능도 아닌 변별력을 갖춘 수능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실장은 “국어는 킬러문항이라고 하는 지극히 어려운 문항은 찾아보기 어렵고 워낙 EBS 연계 문제가 많았다”며 “하지만 객관식을 까다롭게 출제했기 때문에 오히려 변별력이 생겨서 수험생들이 생각보다 더 어렵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킬러문항 여부보다는 변별력을 얼마나 갖췄냐가 핵심 쟁점인데 지난 9월 모의고사에서 출제했던 것 같이 객관식을 고르기 어렵게 출제한다면 변별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방식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도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