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뇨 논란’ 중국 맥주 수입률 하락세…일본 맥주 반사 이익

中맥주 수입 42.6%↓…日맥주 수입 순위 1위 올라서 시가총액 3000억원 증발…비어케이, 희망퇴직 실시

2023-11-16     김민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지난달 방뇨 논란에 휩싸인 칭다오 맥주의 국내 수입이 대폭 줄었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맥주 수입량은 2281t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42.6% 감소했다. 수입액은 192만7000달러로 37.7% 쪼그라들었다. 중국 맥주 수입량과 수입액은 지난 7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범인은 맥아 하역 작업을 하는 외주 인력으로, 방뇨가 이뤄진 곳은 맥아 운송 차량의 화물칸으로 드러났다. 국내에도 이 영상이 전해져 2021년 ‘알몸 김치’ 논란에 이어 중국 먹거리 관련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칭다오 맥주 국내 수입사 비어케이는 영상 속 공장은 중국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해 수입용과는 무관하단 입장과 제품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정밀검사를 진행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국내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위생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편의점 등에서 칭다오 매출이 줄어들었다. 중국 맥주가 주춤한 새 일본 맥주 수입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7243t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02.7% 증가했다. 수입액은 613만9000달러로 377.4% 늘었다. 칭다오가 밀려난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에는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의 일본 맥주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맥주 수입 증가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전체 외국 맥주 수입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외국산 맥주 수입량은 1만8753t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9.4% 늘었고 수입액은 1734만8000달러로 23.6% 증가했다. 수입국별로 살펴보면 일본 수입량이 7243t으로 전체의 38.6%를 차지해 1위다. 중국(2281t), 네덜란드(2224t), 체코(1549t), 독일(1367t), 미국(923t)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맥주 수출량은 7천494t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18.3% 증가했고 수출액은 573만5000달러로 47.7% 늘었다. 그러나 맥주 무역수지는 1161만3000달러 적자였다. 칭다오 맥주 급감 여파가 지속 심화되자 비어케이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비어케이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원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고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 실시는 수익성 방어 목적으로 분석된다. 방뇨 영상으로 칭다오 맥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달 23일과 24일 이틀간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