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트렌드에 앞서는 시그널에 주목하자! 『시그널 코리아 2024』

2023-11-16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시그널 코리아 2024>가 출간됐다.

트렌드를 아는 것은 현대인의 기본적인 교양이 됐다. 올해와 내년이 비슷하다면 트렌드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올해 하던 방식대로 다음 해, 그다음 해를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향후 10년의 변화 차이가 커지고 있다. 점점 더 변화의 폭이 커지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나 자신에게는 물론, 가정, 기업,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어떤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서 일어나고 그 흐름이 잘 바뀌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이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로 인해 300여 년 동안 꾸준히 지구 온도가 높아졌지만, 알아차리지 못했다. 1950년대 이후 과학적인 측정 방법이 도입되면서 지구 온난화가 입증됐다. 그리고 이제는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변하면서 홍수와 가뭄, 혹서와 혹한이 요동치는 이상기후로 고통을 겪는 상황이 됐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주거지, 농업, 산업 등 전 분야에 걸쳐서 계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돌이키기 어려운 변화를 메가 트렌드라고 한다.  반면에 일부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변화가 있다. 저출생 고령화이다. 개도국은 여전히 높은 출생률과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인구 성장 국가인데 반하여 선진국들은 저출산 고령화를 겪고 있다. 출생률이 높을 때 태어난 사람들이 고령층이 되면서 인구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반면에 출생률이 낮은 세대는 많은 노령층을 부양해야 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부터 높은 출생률로 많은 젊은 노동력을 기반으로 성장하였는데, 2000년대부터는 저출생 시대로 변화하면서 높은 고령층 비율이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트렌드라고 한다. 높은 출생률 트렌드에서 낮은 출생률 트렌드로 바뀌고, 이 추세가 수십 년간은 저출생 고령화라는 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다. 이렇게 인구 구조는 성장 트렌드에서 반대로 감소 트렌드로 바뀌기도 하지만, 바뀌는 과정은 수년, 수십 년이 걸린다. 이러한 트렌드도 여러 사회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1 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주택 수요의 증가에서부터 1인용 문화, 학생 수와 학교 감소라는 물리적인 변화에서부터 형제 없는 가족과 세대, 독거 가구 증가에 따른 정신질환 증가 등 사회적인 문제까지 야기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적절히 예견하고 대응하지 못해 전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저출생률이라는 미래가 불확실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트렌드는 이외에도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 위기, 성장률 저하, 양극화 등이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상당한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추세가 바뀌기 어려운 트렌드이다.  또 다른 변화는 급속하게 발생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를 학자들은 와일드카드, 블랙 스완, X-이벤트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에 2년 넘게 영향을 미친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80억 전 세계 인구의 10% 정도가 감염되어 최소 7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경제적인 타격과 실업 등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시아와 우리나라가 특히 심각하게 겪은 1997년 IMF 외환위기도 이와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데 급속하게 닥친 변화이다. IMF 외환위기는 경제적인 위기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가정 파탄이라는 사회적 이슈에서부터 평생 고용의 신화가 깨지고 비정규직과 불안정 고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더욱 안정된 직장을 찾아 공무원, 전문직에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적 형평성과 혁신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예상치 못한 변화는 전혀 예고 없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전조 현상들이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유사한 사스, 메르스 등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해 피해가 적었지만, 당시에 많은 학자가 이러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전 세계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행기로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게 됐고, 전 세계 사람들이 하루 1시간은 이동하고 있는 상황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됐다.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사람에게 옮겨지는 동물에서 기인한 전염병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오지까지 개발하면서 그동안 인류와 접촉이 없었던 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줄어들면서 동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우연성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이 코로나19이다. 구조적인 균열이 생기는 상황에서 작은 이벤트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다가 우연히 이 균열에 충격이 가해지면 터지게 된다. 코로나19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급작스럽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미 전조(이벤트)가 있었고, 이러한 이벤트들이 겹치면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예상치 못한 변화는 트렌드를 바꾸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이런 속에서 새롭게 발생한 이벤트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트렌드를 아는 것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거나 기존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이러한 이벤트를 시그널(signal)이라고 한다. 트렌드가 기정 사실화된 새로운 경향을 의미한다면, 시그널은 트렌드가 될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의미한다. 시그널을 무시하고 기존 트렌드에 안주했다가는 개인은 물론, 가족, 기업, 조직, 국가가 변화된 상황에 대비하지 못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많은 외국의 미래 연구 기관이나 글로벌 기구에서 시그널에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이벤트들이 너무 많아 무엇이 의미 있는 시그널인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렌드라는 관점에서 의미 없는 시그널을 노이즈라고 하는데, 노이즈는 시그널보다 더 많다. 또한, 노이즈에서 시그널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고, 상황 전개에 따라 노이즈가 시그널로 될 수 있고, 시그널이 노이즈가 될 수 있어 시그널 연구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시그널은 미래 연구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미래 연구의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UNDP에서는 2022년에 ⟨미래 동향 및 신호 시스템(Future Trends and Signals System)⟩을 개발하고, 2023년에 ⟪시그널 스포트라이트(Signals Spotlight 2023)⟫를 발간했다. 약 500개의 시그널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의미 있는 패턴을 제시했다. 핀란드의 미래 연구 전문기관인 시트라(SITRA)도 2022년 ⟪Weak Signals 2022⟫를 발간해 다양한 일상에서 발생하는 약한 시그널에 대하여 성찰해 보도록 하고 있다. UNDP에서 말하는 시그널이나 SITRA에서 말하는 약한 시그널이나 다 같은 의미인데, SITRA는 시그널이 놓치기 쉬운 약한 신호(Weak signals)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그널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는 첫 번째 증상 또는 미래에 중요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의 징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그널은 예상치 못한 낯설음으로 인식된다. 트렌드, 통상적인 현상, 통상적인 사고에 대한 도전이므로 돌출적인 일회성 사건, 노이즈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 발현되지 않은, 발현 중인 시그널을 노이즈로 잘못 판단하면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된다. 그러므로 노이즈와 시그널을 구분하는 것은 미래 전망에 있어서 중요한 변곡점이다. 트렌드만 바라보면 지속적인 변화에 휩쓸려 새로운 변화 징후를 놓칠 수 있다. 트렌드가 연속성의 관점에서 사고하고 ‘다음은 무엇인가?’를 묻게 한다면, 시그널은 불연속성을 강조하고 ‘만약에’라는 질문을 하도록 한다. 이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그널에 대응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시그널을 성급하게 새로운 트렌드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상황에 민감하더라도 행동은 조심스럽게 하며 변화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끈기와 유연함이 필요하다.  시그널에 주목하게 되면 그 시그널이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로를 추적하고 예상함으로써 시그널의 중요성을 판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래에 대한 시야가 넓고 깊어져 미래에 대한 전망과 대비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미래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능력과 그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미래 문해력이라고 한다. 트렌드에 대한 기본적 사고를 기반으로 변화의 시그널을 주목하고 미래에 대한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 미래 문해력의 핵심이다. 미래 문해력을 높이면 미래에는 어떠한 변화들이 생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아는 능력이 커지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미래 전망 서적은 트렌드라는 일면에만 치중하고 있다. 트렌드만 바라보다가는 남의 뒤만 따라가게 된다. 이제는 시그널에 주목해 미래를 대비하고 앞서가야 하는 시대이다. 이 책은 (사)미래학회의 회원들이 참여해 2024년과 그 이후에도 주목해야 할 14개의 시그널을 뽑아서 제시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현재의 트렌드가 무엇이고, 이에 반하거나 변화를 가져올 시그널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규연 (사)미래학회 회장의 기획으로 출간된 이 책은 "트렌드에 앞서는 시그널에 주목하자!"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미래 문해력(Futures Literacy) 증진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그널 코리아 2024>는 이미 발생한 변화의 결과인 트렌드가 아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변화의 징후인 시그널에 주목, 미래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담고 있다.  책은 세 가지 큰 주제 아래 다양한 전문가들의 글로 구성됐다. 이는 독자들에게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사회·문화 시그널 부분에서는

△김헌식 박사의 "멀티모달의 알파플러스 세대가 구원하리라", △윤기영 겸임교수의 "신바벨 시대가 온다", △김홍열 박사의 "뉴딩크족의 카르페 디엠 – 3040 시그널과 트렌드", △박범철 교수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지의 디지털 르네상스 도래", △이명호 이사장의 "레인보우 칼라(Rainbow Collar), 미래인재가 등장하다" 등 혁신적이고 전망적인 글을 포함한다.

 인공지능·첨단 기술 시그널 섹션에서는

△이재우 교수의 "넷휴먼(Net Human) – 넷신(Net God)을 경배하라!", △윤석만 논설위원의 "브레인 칩(Brain Chip)", △부경호 교수의 "딥 · 마이스터, AI를 지휘하여 초월지식 창조", △방준성 CEO의 "커스터마이즈된 콘텐츠(Customized Contents) – AI와 함께하는 초개인화 혁명", △박소희 기자의 "AI크라시가 온다"가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의료·환경·윤리 시그널 에서는

△윤재은 교수의 "미래도시 ‘하이퍼 리좀 시티’와 ‘바이오필릭 생태도시’", △명승권 대학원장의 "메디컬 패러독스(Medical Paradox)", △김광기 대표의 "ESG 인플레이션 – ESG가 펼칠 경제 대전환과 인간 삶의 변화", △조상근 연구교수의 "보이지 않는 윤리전쟁(Warfare of Ethics)은 이미 시작되었다!" 등의 글이 포함돼 경제와 의료, 환경 및 윤리적 변화에 대한 예측을 다룬다.  출간된 이 책은 미래 문해력(Futures Literacy), 즉 미래의 변화를 읽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며, 각 분야의 석학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변화의 시그널을 감지하고, 그에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필독서로 평가받고 있다. <시그널 코리아 2024>는 단순한 트렌드 분석을 넘어, 심층적인 미래 변화의 신호를 포착하여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청룡의 해'를 맞아 미래 문해력(Futures Literacy)을 높이는 것은 각 개인과 조직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부여할 것이며, 이 책이 그 여정의 든든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전국의 주요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사고와 준비를 위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하며,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