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증권사, CEO 물갈이 가능성

임기 종료 앞둔 주요 증권사 CEO, '쇄신' 불가피

2023-11-19     최재원 기자
여의도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이 임기 종료를 앞둔 가운데 실적 손실 및 내부통제 소홀 문제가 겹치며 일부 CEO는 자리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CEO 10명 이상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중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은 올해 임기가 끝나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내년 3월1일,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도 내년 3월18일까지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마무리된다. 미래에셋증권은 CEO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는 평이다. 지난달 미래에셋이 최현만·이만열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김미섭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건에 대해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영국·브라질 법인장을 지내고 미래에셋증권에서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등 미래에셋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와 혁신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올해 12월 임기를 마치는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40% 이상 넘게 빠져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총괄사장직을 수행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관한 금융당국 제재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또는 다음달 중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게 되면 향후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연임도 불가능하게 된다. 박 사장은 2020년 라임 펀드 사태, 정 사장은 2021년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각각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이들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지만 3년 가까이 최종 결론을 미뤄왔다. 이후 지난 8월 금감원은 “특혜성 환매가 있었다”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상대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보이는 CEO다. 고금리 시기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 민감도를 기록한데다 내부 통제 면에서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임기간이 5년을 넘어서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변화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