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전쟁 중단' 요구에도···네타냐후 "하마스 궤멸까지 계속 싸울 것"

가자 북부 장악한 이스라엘, 남부 진격 전망···민간인 피해 확대 우려 이스라엘 규탄 목소리 고조···이-국제사회 갈등 격화 가능성도

2024-11-19     이태훈 기자
팔레스타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확산하자 세계 곳곳에서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완전 종식' 전까지 휴전은 없다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에도 이스라엘이 이를 무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18일(현지시간) 복수 외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 북부를 거의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한 지상 작전을 조만간 남부로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양측의 전쟁이 발발한 지 43일 만이다. 가자 북부에 숨어있던 하마스 지도부와 조직원들이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가자 남부에는 지상 작전 초기 이스라엘군의 통보에 따라 북부에서 피란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명이 머물고 있어 민간인 인명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정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공격에 따른 누적 사망자 수는 최소 1만2000명에 달한다. 이 중 '절대 보호 대상'인 어린이 사망자 또한 5000명이 포함돼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부상자도 3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75%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민간인 피해가 확대되자 18일 세계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주말을 맞은 유럽에서 집중적이다.  AFP,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에서는 파리를 비롯해 전국 80여 곳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학살을 중단하고 즉각 휴전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도심을 행진했다.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수백명이 팔레스타인 희생자를 위해 1분간 묵념했고, 툴루즈에서도 1천200명 이상이 휴전 촉구 행진에 참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영국 런던 북부에서도 이날 500여명의 시민이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지금 당장 휴전하라"고 외쳤다. 독일 베를린 중심부에서도 이날 약 2천5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의 자유, 팔레스타인의 자유" 등 구호를 외치며 "우리는 유대인들과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 목표를 '하마스 완전 제거'로 설정한 이스라엘은 당장은 전쟁을 중단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진행 중인 하마스와의 전쟁을 끝내라는 전 세계의 압박이 거세다"며 "하지만 나는 하마스가 궤멸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는 뜻을 세계에 알린다"고 말했다. 회견에 동석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우리는 지금 지상전의 두 번째 단계에 있으며, 가자 동쪽에서 작전하고 있다"며 "우리는 하마스와 관련된 모든 장소에 도달해 그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의 종전 요구를 이스라엘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양측의 갈등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난색을 보인 적이 많은데, 이스라엘은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