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APEC서 '다자 협력' 강조…한미일 결속 과시

APEC 정상회의 및 CEO 서밋 기조연설 등 참석 시진핑과 정상회의 불발…한중 관계 소홀 지적도

2024-11-19     염재인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박 4일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구축, 다자무역체제 복원 등 APEC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연결성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번 순방에서 한미일은 3자 회담을 갖는 등 밀착 행보를 보인 반면, 한중 정상회담은 불발되며 관계 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2박 4일간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취임 후 처음으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다시 역동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APEC이 중심이 돼 세계 경제의 연결성을 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 위기 극복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 공급망 구축, 다자무역체제 복원 등을 강조했다. 북한-러시아 군사 협력에 대해서는 경고와 함께 공조를 촉구했다. 이 밖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도 힘을 쏟았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2차 정상회의도 참석했다. 정상회의에서는 핵심 광물 공급을 비롯한 역내 공급망 회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고, 재미 한인 미래세대와 대화를 갖는 등 각종 경제 관련 일정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방미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자 회담을 갖는 등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이어 다시 한번 결속력을 과시했다. 약 10분간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안보와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나의) 철학과 믿음을 미국, 일본 정상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와는 올해 들어 7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정상회담 다음 날에는 스탠퍼드대에서 공동 좌담회를 열어 각별한 공조를 재확인했다. 다만 이번 순방에서 가장 주목됐던 일정 중 하나이자 한중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한중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중국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리스크 관리에 나선 미국, 일본과 달리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 3분가량 대화만 나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이 시작하기 직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윤 대통령이 "이번 APEC을 계기로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시 주석은 "좋은 성과를 확신한다. 이를 위해 한중이 서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미일의 계속된 밀착 행보에 그간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일에서 나아가 한미일 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국형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됐지만, 상대적으로 중국과 관계 개선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