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독주에 변화 택한 롯데‧신세계
매출 1위 쿠팡, 기존체제 유지하며 성장세 이어가 통합소싱 효과 본 롯데, 이마트도 통합소싱 준비
2024-11-20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유통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유통공룡 쿠팡의 독주를 제지하기 위한 전통강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성장세는 온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는 18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이에 편승된 올해 3분기 쿠팡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8조1028억원을 기록했다. 쿠팡 분기 매출이 8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114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쿠팡은 강한승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는 등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020년 11월 쿠팡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 대표는 국내 사업을 이끌고 있다. 더불어, 와우 멤버십 대상 쿠팡이츠 할인을 광역시에 이어 충청·강원·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시까지 확대에 나섰으며, 대만에서는 두 번째 풀필먼트 센터를 개설했다. 3분기까지 누적 실적도 쿠팡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3조3467억원이다. 누적 영업이익은 4448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쿠팡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마트 3분기 매출액은 7조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3%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롯데쇼핑 3분기 매출액은 3조7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420억원으로 5.3%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1~3분기 누적 매출은 22조1161억원이며, 누적 영업이익은 386억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누적 매출은 10조9230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306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와 이마트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하는 한편, 조직 쇄신을 통해 쿠팡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먼저 롯데마트·슈퍼는 지난해 11월부터 B2C 채널의 최전선인 대형 할인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분야에서 각 20여 년 이상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교류, 상품 기획과 소싱 전 과정을 점검하고 개선을 진행하면서 통합소싱 업무를 새로 정립했다. 통합소싱 효과로 3분기부터 영업이익을 대폭 개선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한편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쇼핑은 그룹이 베트남 호찌민에 추진 중인 뚜띠엠 에코스마트시티 등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 달 초 그룹 인사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와 슈퍼 조직을 통합하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등 효과를 본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통합, 시너지 강화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소싱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단행한 인사에서 한채양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로 선임하며 오프라인 3사의 통합 운영을 예고한 바 있다. 내년부터 통합소싱을 적용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품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8년 만에 이명희 회장 직속 조직인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개편하고 새 경영전략실장에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인 임영록 사장을 임명했다. 계열사 사장이 전략실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기존 지원본부와 재무본부 체제를 경영총괄,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