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하는 '이준석 신당'…"창당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

연락망 구축 이어 데드라인 제시…사실상 창당 준비 이준석 "尹, 큰 변화 시 창당 번복…가능성은 낮아"

2024-11-20     이태훈 기자
이준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창당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는 우선 다 준비할 것"이라며 신당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이어 신당 데드라인을 12월 27일로 못 박으며 창당 가도를 점차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지자 연락망 구축과 신당 창당 시점을 언급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희가 예전에 전당대회 때도 명부 작성을 해봤다. 다 해보면 10만명 정도 될 것"이라며 "(창당은) 보통 12월 말쯤에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도 '창당이 기정사실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변화가 있다면 번복할 수 있다고 했으나 "변화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도 사실상 창당 준비에 가까운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지자 연락망 구축을 시작한 것이 그 예이다. 그는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과 더 긴밀하고 신속하게 교류하기 위해 연락망을 구성하려고 한다"며 "제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더라도, 가장 빠르게 소식을 받아보고 동참하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발기인·당원 명부 등에는 제공해 주신 정보가 활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창당이 급물살을 탈 시 연락망 구성에 참여한 인원이 신당의 기초 당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4만명이 넘는 인원이 연락망 구축에 동참했다. 구체적인 창당 기준 날짜를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그동안 이 전 대표는 신당 가능성은 하루에 1%씩 올라간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만 견지했을 뿐 이상의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급변했다. 그는 지난 1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윤 대통령이 12월 27일까지 변화가 없으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의 직접적 원인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뜻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윤 대통령의 변화가 절실함을 주장한 것이다. 아울러 총선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12월~1월 사이에 창당을 공식화해 이슈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도다. 이 전 대표가 '결단'의 시기를 특정한 만큼, 향후 창당 준비는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총선을 앞두고 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화합하고 하는데, 당 구성원으로서 계속되는 이 전 대표의 언행이 꼭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