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지역 격차 커지면 통화정책도 제약"
한은, 지역경기 한눈에 보는 통계지표 개발 착수 "경제상황 변화 따른 지역경제 정밀 분석 가능"
2024-11-20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은 무딘 칼이다. 지역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도 큰 제약이 된다"며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강조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최근 각 지역의 경제상황을 보여줄 '주간 지역경기지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간 지역경기지표(Weekly Regional Economic Indicatior, WREI) 및 지역경기 스냅샷 개발' 이슈노트에 따르면 한은은 혼합주기와 동태적 요인 모형을 활용한 WREI를 개발했다. 지역 단위 통계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기·월간·주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지역경기를 단일지표로 설명하기 위해 동태적 요인 모형을 이용했다. 주간 지역경기지표는 △실물경제(수출, 전력사용량 등) △경제심리(제조업 및 비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심리지수) △금융(은행 및 비은행 예금기관 대출) △가계(신용카드 매출액 및 소매판매액 지수 등) △노동시장(취업자수, 실업률 및 고용률) 등 총 5개 범주로 분류된다.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구성지표 중 주간 데이터는 2개(신용카드 매출액·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뿐이지만 월간·분기 데이터의 경우 통계를 공표하는 시점이 달라 매주 WREI 추정시 새로운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점도 WREI 장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5개 범주로 구분해 현재 지역경제상황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것도 WREI 장점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간에 대해 WREI를 요인분해한 결과 우리나라 경기에 대한 주요 동인은 '실물경제'와 '경제심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불안 사태 이후에는 금융부문의 중요성이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WREI로 추정한 결과 대부분의 시도별 WREI가 전국 WREI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가령 2010년 초반에는 자동차·화학·정유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對)중 무역이 활발해져 지역경기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대중 수출 비중이 낮은 제주에서는 약한 경기흐름을 보였다. 2020년 3월 대구·경북지역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는 해당 지역 거주자의 소비가 큰 폭 감소했고 이에 따라 TK의 주간지역경기지표도 하락했다. 최근에는 경기도와 충청권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경기 회복세 약화와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경기·충청 WREI가 안 좋게 나타난 것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지역경기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지역경기 스냅샷을 개발했다. 경기순환 단계를 10개 범주로 구분한 후 그래프로 표현한 것으로 경기가 호황일수록 진한 빨간색, 불황일수록 진한 파란색을 보인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경기가 불황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여러 정책들이 효과를 보이면서 경기개선이 급속도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가·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조금 둔화되기 시작했다.한은에선 WREI를 아직 파일럿 테스트 중이다. 대외에 공개해 활용할지 여부 등은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정 과장은 "WREI는 지역별 비교가 가능하고 주간·월간·분기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 새로운 정보가 최근 지표에 바로 반영돼 시의성이 뛰어나다"라며 "향후 WREI를 활용하면 지역경제상황 변화 등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정밀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