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한동훈 역할론'…내달 개각 앞두고 총선 출마론 급부상

험지 출마·비례대표설·국무총리행 다양한 가능성 제기 與 "희생한다면 당에 큰 도움" vs 野 "장관직에 무책임"

2024-11-20     이설아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험지 출마 혹은 선거대책위원장 역할론, 비상대책위원장 등판까지 폭넓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장관 역시 간접적으로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치적 행보에 나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21일과 24일 각각 대전과 울산을 방문한다. 법무부는 한 장관의 방문이 정책 관련 일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총선을 염두에 두고 민심 파악을 위한 지방 순방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강력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대구스마일센터'와 달성 산업단지를 방문하기 위한 대구 일정에서 한 장관은 시민들의 촬영 요청에 3시간 가까이 일일이 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행 기차를 놓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 장관은 이날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견은 많을수록 좋다"며 "총선이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간접적인 긍정 의사를 표했다. 기존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며 구체적인 행보 언급을 자제하던 태도에서 크게 선회한 것이다. 한 장관의 '출마 기류'는 한 장관의 배우자 진은정 씨가 최근 언론에 노출된 것에서도 관측됐다. 진 씨는 한 장관의 대구 방문 전날인 16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 참석하며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이에 대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은정 변호사가 언론에 공개된 것이 과연 우연이겠는가"라며 "지금 출마를 위한 자락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구체적인 정치권 진출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된다. 우선 전통적으로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얼굴을 비춘 '정치 1번가' 종로나 민주당의 '강성 친명(친이재명)'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 마포 등 '박빙 지역'에 출마해 여당의 기세를 몰아가는 방안이 검토된다. 혹은 대구나 서울 서초와 같이 기존 여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에 출마한 이후 전국 유세를 지원하는 방안도 존재한다. 비례대표 후순위권에 배치한 뒤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직을 맡아 전체적인 총선을 지휘하는 수도 고려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은 한 장관이 김기현 대표의 사퇴 이후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역할할 것이라고도 전망했지만, 이에 따른 실익이 낮아 해당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장관이 총선에 나가지 않고 국무총리 등 내각에서 역할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처럼 국회의원 경험 없이 곧바로 대선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장관 역할론에 따른 여야 반응은 엇갈린다. 오신환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이날 "(한 장관이) 본인을 희생하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당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이 지난달 '총선이 제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욕을 먹어도 제시카법(고위험 성범죄자 격리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는데 논란만 던져놓고 제도개선과 법안 통과는 나 몰라라냐"고 장관직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오는 12월 초 단행될 개각에서 한 장관의 출마 등을 고려해 법무부 장관 후임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상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인 1월 11일 전까지 공직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한 장관은 이달 내로 정계 진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