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극 노리는 韓…재계, 부산엑스포 막판 총력전
이재용·구광모 등 주요 총수 尹 영국·프랑스 순방 동행 최태원, 이달 내내 사실상 파리 상주…BIE 대사들 만나 28일 엑스포 개최지 선정…2차 투표서 역전 시나리오
2023-11-20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재계 총수들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일주일여 앞두고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집결한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날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맞춰 경제사절단에 합류, 오는 22일 '한·영 비즈니스 포럼' 등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23일까지 영국에 머물며 찰스 국왕 부부와의 오찬,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행사, 영국 의회 연설, 국빈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는 해로,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성사된 국빈 방문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이번 영국 방문에서 부산엑스포 홍보와 더불어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의 현지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유럽 스마트폰과 TV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영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일정상 영국 경제사절단에는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이달 내내 사실상 파리에 상주하면서 국제박람회기구(BIE) 대사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회장과 정 회장, 구 회장 등은 윤 대통령의 이후 행선지인 파리로 함께 건너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들은 지난 6월에 이어 파리에 다시 한번 집결,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막판 유치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 회장과 최 회장, 구 회장 등 주요 총수들과 비공개 만찬을 갖고 경제 위기 해법과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2~15일 파리를 방문해 각국 BIE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프랑스 현지 분위기를 살폈다. 엑스포 유치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시는 한국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곳이다. 한국의 최대 경쟁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가 한국보다 엑스포 유치전에 먼저 뛰어들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막판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민관이 마지막까지 교섭전에 집중하면서 리야드로 기울었던 표심이 부산으로 많이 넘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가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에 실패한다면 2차 결선 투표에서 로마의 지지표를 흡수해 역전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현지시간)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대표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총회에서는 투표에 앞서 마지막 5차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다. 대통령실은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국제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한국 대표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