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제 ‘한파’에 각자도생…‘확장’보단 ‘내실 다지기’ 주력

3분기 우울한 성적표 받은 백화점업계…점포 리뉴얼 속도 대형마트 점포 구조조정 中…10년 만에 400개 이하로 줄어

2024-11-21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올해 경제 침체 속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외형 확장 대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커진 시기인 만큼, 신사업 발굴보다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 빅3는 점포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마트는 생존을 위해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530억원, 7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31.8% 감소한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올 3분기 백화점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6043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928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580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7.4% 감소한 798억원이다. 백화점업계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모객 효과를 누리기 위해 기존 점포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점과 수원점의 점포 리뉴얼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부산 센텀시티점엔 영패션 전문관을 리뉴얼한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 본점 식품관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다. 대형마트 3사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수익성이 낮은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지역 거점 중심 점포를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하며 ‘점포 구조조정’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2019년 424개까지 늘었지만, 올해 400개 이하로 축소됐다. 폐점 예정 매장 수를 감안하면 올해 말 전국 대형마트의 매장 수는 375개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이마트는 올해 성수점과 광명점, 이수점을 폐점했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명일점도 빠르면 올해 안에 영업종료 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올해 부산 연산점과 해운대점의 운영을 종료했다. 지난 8월 매각한 대구 내당점도 올해 안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인천터미널점 영업을 종료했다. 이마트는 15년에서 20년 된 노후화된 점포를 미래형 점포로 리뉴얼 중이다. 매장 공간은 줄이고 임대매장(테넌트)과 전문점의 공간을 늘려 체험형 장소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36개점을 리뉴얼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8개 점의 리뉴얼 작업을 완료했다. 롯데쇼핑은 ‘푸드 특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그로서리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외국인 맞춤 특화존도 마련했다. 연평점도 푸드 부분을 특화해 연내 리뉴얼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2월부터 홈플러스는 식료품에 집중해 기존 점포를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하고 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으로 개편한지 2년차된 점포들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2.4%에서 지난해 48.6%까지 높아졌다”며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은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살리는 방법으로 매장을 리뉴얼하는 전략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