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돈봉투 의심' 송영길 지지 명단 공개에…宋 "증거도 없는 선동 불과"
민주 의원들 "결백…檢의 악의적 명예훼손 규탄"
2023-11-2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검찰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의심되는 모임에 한 차례라도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 21명의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의 공개적 선동"이라며 강력히 성토했고, 명단에 오른 의원들도 '사실무근'이라며 결백을 호소했다.
21일 송영길 전 대표는 전날 검찰이 '돈봉투 수수'가 의심된다며 의원 21명의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지 모임에 참석하는 것과 돈봉투 문제는 별개"라며 "검찰이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하기 위해 (여론을) 공개적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20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 심리로 열린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정당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승원·김영호·김회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관석·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 등 21명의 의원들이 지난 2021년 4월말 돈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의심되는 국회 외교통상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 대표 지지모임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용수씨는 강 전 감사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요구로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이 든 봉투 10개를 준비해 전달했지만, 돈봉투가 건네지는 장면을 목격하지는 못했다고 증언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회의원은 지금 선거(총선)를 앞두고 예민한 시기"라며 "실제 증거가 있으면 소환해서 조사했어야 하는데, 조사도 못하고 증거도 없으면서 이렇게 하면 저는 마음이 어떻겠느냐"고 비판했다. 명단에 오른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돈봉투' 의혹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호영 의원은 검찰이 명단을 발표한 당일 SNS를 통해 "검찰이 특정한 2021년 4월 28일 조찬모임에 참석한 적도, 그 어떤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와는 관련이 없음에도 마치 돈 봉투를 받은 양 불법 프레임을 씌우려는 검찰의 악의적이고 저급한 시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한준호 의원도 같은 날 SNS에서 "2021년 전당대회 과정 중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것을 공판에서 공개하고 이를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역설했다. 명단에 포함된 의원 중 한 명은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증거도 없이 지지모임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혐의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렇게 명단을 유포해서 앞으로 유튜브 등을 통해 돈봉투 이야기를 계속 회자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송 전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의 별건 수사를 막아달라며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은 무산됐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의 영향력이 강한 탓"이라며 "안타깝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