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공사 출간 『같이 식사합시다』

- “그의 인생과 정치가 참으로 달고, 짜고, 쓰고, 맵다” - 국회 사무총장 이광재가 건네는 맛의 위로, 정치의 위로…

2024-11-22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음식과 요리, 식당, 그리고 정치에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잘하는 사람이 있고, 잘 먹는 사람이 있으며,
잘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다만 정치와 음식이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국민은 정치라는 음식의 요리사이자 소비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같이 식사합시다>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강원도지사를 역임하며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온 이광재 제35대 국회 사무총장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건네는 뜨거운 밥 한 끼 같은 책이자, 10가지 음식에 깃든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에세이 형태로 맛있게 풀어낸 책이다.

새우 라면으로 시작해 열무김치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인간 이광재가 그동안 걸어온 (정치적) 인생의 여로를 발견할 수 있다. 음식에 깃든 그의 인생을 함께 걷다 보면 음식을 만들 때처럼 여러 재료가 모여 각각의 맛을 내는 모습(개별성/다양성)과 그 각각의 맛들이 모여 하나의 맛을 이뤄내는 모습(통합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곧 이광재가 경험했던 음식의 위로, 맛의 위로, 나아가 정치의 위로, 위로의 정치와도 궤를 같이할 것이다. 먹고사는 일에는 좌우가 없다. 급변하는 시대, 극단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맛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맛있는 음식, 맛있는 사람, 맛있는 인생의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이 책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반세기 넘는 인생길을 걸어온 이광재의 계절이 켜켜이 쌓여 있다. 마치 한 편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가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는지, 어떤 가정 환경과 주변 상황을 겪으며 성장했는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사람을 만나며 지적·정신적 성숙을 이뤄갔는지, 그리고 86세대로서 사회의 공적 영역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을 들이게 됐고 그것이 이후의 정치적 행보에 어떤 나침반이 됐는지 등을 한 편의 인생극장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10가지 음식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책 전체를 통과하는데, 책장을 펼칠 때마다 맛있는 음식, 맛있는 사람, 맛있는 인생이 펼쳐진다.

20대 시절 막노동판에서 일하던 중에 저수지에서 잡은 새우를 넣고 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먹었던 새우 라면, 수배자 신분을 숨기고 지내던 중에 부산 어느 주물 공장에서 일하며 먹었던 김치찌개, 2011년 중국 유학 생활 중 너무나 그리웠던 짜장면, 어머니가 손수 끓여주셨던 미역국의 맛을 기억하며 신림동 자취방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미역국 등 어쩌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음식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소박하고 평범한 음식들이 소개된다. 그리고 그 음식들에는 이광재의 인생에 좌표가 돼 준 값진 경험과 추억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