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 강행…"성공적으로 정확히 궤도 진입"

21일 밤 통보 시간보다 1시간 17분 일찍 발사 정부,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로 맞대응 美日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성토

2024-11-22     문장원 기자
북한은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북한이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지난 8월 24일 2차 발사 실패 뒤 89일 만에 3차 발사를 감행한 것으로 정부는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군사합의의 일부 조항의 효력 정지로 대응했다. 여기에 북한이 추가 위성 발사까지 예고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군은 밤 10시43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해 백령도 및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1발을 포착했다"며 "우리 군은 경계 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국 일본과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같은 날 오전 일본 해상보안청에 '22일 0시부터 내달 1일 0시 사이'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이 통보한 22일 0시보다 1시간 17분 일찍 군사정찰위성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도 22일 군사정찰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1일 22시42분28초에 평북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하여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하여 발사후 705초 만인 22시54분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덧붙였다. 또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위성 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한 사실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공화국의 전쟁 억제력을 제고함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조선노동당 8차 대회 결정을 가장 정확하고 훌륭히 관철한 전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과 연관 기관의 간부들과 과학자·기술자들을 열렬히 축하해주셨다"고 전했다. 특히 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앞으로 빠른 기간 안에 수개의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여 남조선지역과 공화국 무력의 작전상 관심지역에 대한 정찰능력을 계속 확보해나갈 계획을 당중앙위 제8기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게 된다"고 전하며 추가적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 당시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하는 전투적과업"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며 일제히 규탄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다"며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군사합의의 일부 조항의 효력 정지를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전자결재로 이를 재가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1일(현지시간)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번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저해하는 행동은 그들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공위성이라고 칭하더라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는 명백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일본 국민으로서는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사태"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