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엔저 끝난다” 엔화예금 보름새 1조 몰려
11월 들어 5대 은행 엔화예금 1266억엔 ↑
2024-11-22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엔˙원 환율이 약 16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자 엔화예금 잔액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역대급 엔저와 내년 상반기 엔저현상이 끝날 거란 전망에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늘어서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외국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진 점이 엔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조1753억엔으로 지난달말(1조487억엔)보다 1266억엔 늘었다. 특히 9월말에서 10월말까지 한달간 153억엔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엔화 예금은 보름새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3월말 6222억엔까지 줄어들었던 엔화예금은 올해 9월 들어 1조엔을 넘어서면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엔화예금 월별 증가폭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엔화예금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로는 엔·원 환율이 급락한 이유가 크다.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이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탓에 나홀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엔화 환율은 800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4월 100엔당 1001.61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으나 일본 정부가 대규모 금융완화를 이어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테크의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환차익'이다. 금융사 환전 서비스를 이용해 원화를 엔화로 직접 바꾸거나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엔화 현금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투자는 하고 싶다면 은행 엔화 예금이 그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엔화 예금을 추천한다"며 "엔화의 경우 10년 환율 대비에서 지금이 가장 저점으로 지금부터 조금씩 사놓을 경우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환차익을 노리고 은행의 엔화예금 상품에 가입한 경우 예금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이자가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며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도 일어날 수 있고 현금으로 출금할 때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어 상품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