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 발사,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미·일 추가 제재 시사
정부, 국무회의서 군사분계선 비행금지구역 조항 정지 美 국무부 "강한 메시지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공조" 日 "안보리 추가 대응 등 단호한 대응 신속하게 검토"
2024-11-22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하면서 우리 정부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이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즉각 군사분계선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 정지를 결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미국과 일본 역시 이번 위성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22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에 전투기·정찰기 등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군사합의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안을 의결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9·19 군사합의 제1조 3항에 따르면 고정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동부지역 40㎞ 및 서부지역 20㎞, 회전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 무인기는 동부지역 15㎞ 및 서부지역 10㎞, 기구는 25㎞가 각각 비행금지구역이다. 한 총리는 이번 위성 발사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도발"이라며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 정지를 통해 과거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활동이 즉각 재개됨으로써 우리 군의 대북 위협 표적 식별 능력과 대응 태세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북핵 대표 역시 이날 전화 협의에서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응조치'에는 우리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검토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하며 협상장으로 나오라고 거듭 요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도록 요구하기를 촉구한다"며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으나, 평양은 도발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저해하는 행동은 그들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공조하겠다"며 대북 추가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때와 같이 유엔 안보리를 통한 추가 제재나 미국 독자 제재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보리 결의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반복적으로 제동이 걸린 바 있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러시아 기술의 북한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아는 것은 우주발사체라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