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조' HMM 우협 대상자는 누구?…산은·해진공, 23일 본입찰 진행

LX인터, 당초 예상 달리 참여 가닥 해수부, 선정·유찰 모든 가능성 대비

2024-11-22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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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국적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매각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채권단의 본입찰이 곧 진행된다.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HMM 인수전에 먼저 뛰어들었고, 후발 주자인 LX인터내셔널도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인수 후보 기업들의 자금 동원력이 미약함과 채권단의 영구채 전환 계획, HMM 노동조합의 반대 등 유찰 요인이 존재한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9월 시작한 HMM 실사를 이달 8일 마치고 오는 23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채권단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보유한 3억9879만주를 매각한다. 예상 매각가는 현 HMM 주가 기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본입찰에 참여할 회사들의 재무 상태와 경영 능력, 해운 사업 운영 계획 등을 종합 실사한다. 때문에 본입찰 결론 또는 매각 가격 결정은 즉각 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예비 입찰에서 적격 인수 후보(숏 리스트)로 선정된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3개사는 모두 이번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타 후보들에 비해 그나마 재무 상황이 양호하다는 LX인터내셔널은 해운 시황 악화 탓에 불참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현 시점에서는 본입찰 참여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HMM 인수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온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은 자금 마련에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수 주체로서 기업 규모가 중과부적이거나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인식과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올해 상반기 하림·동원 두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조6000억원, 5000억원 규모다. 이들이 인수하고자 하는 HMM은 올해 4월 기준 자산 총액이 25조8000억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기업 집단 중 19위에 오른 대기업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해운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드는 모양새'는 말까지 나왔다. 하림그룹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유가 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현금을 확보했다는 전언이다. 하림그룹 산하 해운사 팬오션은 최근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매각했다. 동원그룹은 지주 회사 동원산업의 자회사 미국 참치 통조림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 사채(CB)를 기업 공개(IPO)를 전제로 발행해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아울러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을 유동화 함으로써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본입찰 절차를 거쳐도 매각 여부에 관한 최종 결론 도출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해당 기업들이 본입찰에서 제시할 HMM 예상 인수 금액이 채권단인 산은과 해진공을 만족하는 금액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서다. 산은과 해진공이 예정대로 HMM CB를 보통주로 순차 전환하면 인수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HMM 노조의 매각 반대 입장 또한 이번 인수전에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노조는 3사의 인수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 이와 관련, 전날 HMM 노조원들은 여의도 산은 본사 앞에서 궐기 대회를 개최해 "졸속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며 "차라리 유찰 또는 HMM 매각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본입찰에서 어떤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산은은 이달 최종 입찰·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을 끝내고 올해 안으로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방침을 수차례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HMM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유찰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현 응모자들이 부적격자라는 뜻은 아니었다"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우협 선정과 유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날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며 "유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아니라,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변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