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카드 꺼낸 카카오…위기탈출 가능할까

오늘 준법위 첫 회동…운영 방향·주요 현안 등 논의 구체화 택시 독과점 논란 해소 나서…플랫폼 기술 분쟁도 일단락 檢 수사 확대에 불확실성 여전…김범수 센터장 등 구속 여부 변수

2024-11-23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카카오가 '경영쇄신위원회'와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최근 설치한 가운데 기술 분쟁과 독과점 논란 해소에 나서며 그룹 쇄신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향후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들의 구속 여부가 쇄신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잖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기술·아이디어 분쟁 의혹 및 카카오택시의 독과점 논란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13일 택시업계와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카카오헬스케어·카카오VX도 기술 탈취 분쟁을 벌여온 스타트업들과 지난 21일 열린 '대기업-스타트업 상생 협약식'에서 일부 합의점을 도출했다. 업계에서는 김범수 센터장이 이른바 '구원투수'로 경영 전면에 등판하면서 그룹 쇄신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센터장은 최근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공동체 주요 이슈를 살피고 있다. 그가 출범시킨 준법·윤리경영 감시·통제 독립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준법위)'는 23일 첫 상견례를 갖고 향후 일정 및 준법 경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센터장은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창업 때 모습으로 돌아가 완전히 책임지고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은 최근 다시 오르기 시작한 카카오의 주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전날인 22일 5만원 선을 회복했다.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된 지난 1일 종가 기준 최저가인 3만7300원까지 떨어졌던 카카오 주가는 현재 3주 만에 33% 이상 회복했다. 그러나 사법당국이 카카오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추가 조사 상황에 따라 김 센터장 등 핵심 경영진이 구속 전환될 경우 카카오의 쇄신 방향이 안갯속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부터 받은 자료 검토 및 소환조사 등을 통해 관련 인물들의 SM엔터 시세조종 관여 여부를 살펴볼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적극적인 쇄신 의지를 보이는 배경에는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준법 활동 등이 향후 구속 여부 및 양형 요소에 참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불구속 수사 원칙상 김 센터장 등 구속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지금보다 더 파격적인 쇄신안을 제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오후 카카오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특사경이 김 센터장 등 핵심 경영진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