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러, 北 위성발사 도움"…국회 국방위선 '9·19 파기' 책임 공방

23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서 현안 보고 국방위, 9·19 폐기 수순에 '정부 대응' 여야 입장차

2023-11-23     염재인 기자
북한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가 최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그에 따른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와 관련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정보위에서는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정찰위성 3차 발사 성공에 러시아의 도움이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반면 국방위에서는 정부의 이번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와 관련해 여야 간 이견을 보이며 대립했다. 

23일 정보위 여야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3차 발사가 성공적이었고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발사체 성공에는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북러 회담 당시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체 자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회담 후 북한이 설계도 및 1·2차 발사체와 관련한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그 분석 결과를 (북한에)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도움을 받은 정황 이외에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국정원은 "2023년에는 핵실험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는다. 다만 2024년이 되면 김정은 결심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찰위성은 올해 안에 추가 발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발사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정부 대응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우선 여당은 정부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은 유엔 결의를 위반하고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받으면서 9·19 합의를 거의 깨다시피 해서 우리가 1조 3항에 대해서 일부 효력 정지를 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후) 북한이 이에 대해서 군사합의를 깨겠다고 하는 선언을 해버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가 먼저 남북 간 군사합의에 대한 효력 정지에 나서면서 북한이 합의를 파기할 명분을 줬다는 입장이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두 당사자가 합의를 했는데, 어느 한 부분만 안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합의문을 파기한 것"이라며 "1조 3항과 관련해 남북 쌍방이 같이 합의해 정지해야 하는 것이지, 내가 효력을 정지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전체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가 효력 정지하고 북한이 파기해 전면적인 파기 상태가 되면 직접적 군사 대결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 너무 호전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남북관계발전법에 의하면 일부 또는 전부를 효력 정지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호전적'이라는 정 의원 지적에는 "정말 이상하게 생각된다"고 응수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다음 날인 지난 22일 향후 군사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빠른 기간 안에 다수의 정찰위성 추가 발사에 대한 계획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개최되는 당 전원회의에서 정찰위성 추가 발사 세부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