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물가에 닫힌 지갑…소비촉진,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부상

지난 2020년부터 대외 리스크 지속에 국내도 ‘흔들’ 동행축제와 코세페 등 촉진 행사 외 소비 촉진 요구

2023-11-26     신승엽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소비촉진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를 비롯한 대외적인 리스크에 내수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 독자적으로 주요 원재료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 정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내수를 활성화를 위해선 자체적인 소비 촉진이 요구된다. 민간뿐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는 국가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경기를 내수와 수출로 나눴을 때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은 비교적 안정화 단계로 접어드는 반면, 내수 시장은 여전히 회복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출의 경우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해서 악화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위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82억3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3.2% 늘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과 같았다.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클 때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 기조에서도 벗어나는 추세다.  대외 리스크는 극복하고 있는 한편, 내수 시장의 위기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1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9월 0.2% 증가했지만, 자동차·가전제품·가구 등 내구재 소비는 2.9%,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는 7.9% 감소했다.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만 0.4% 늘었다.  의‧식‧주 가운데 가장 순환률이 높은 식 부문에서의 비용 상승이 타 부문에서의 소비 침체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등의 물가가 오른 여파로 파악된다.  결국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국민들의 소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적인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 속 소비가 늘어야 내수 시장의 선순환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차원에서 직접적인 시장 개입은 어렵지만, 국민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도 이어진다.  정부 입장에서도 소비 촉진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주도로 열리는 ‘동행축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동행축제는 고물가·고금리·고인건비로 인한 중소·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진행됐다. 지난 동행축제는 중기부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260개(11번가‧카카오‧네이버‧KT‧쿠팡 등)을 확보하고, 주요 대기업들과 협업해 소상공인의 판로확대에 기여했다. 9월 동행축제 기간동안 역대 최대인 총 1조7135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9월 행사의 경우 추석 시즌과 겹쳐 진행됐고, 참여기업들의 요청으로 행사가 연장되기도 했다.  아직 행사 자체가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러한 단점은 장점으로 극복할 수 있다. 지역경제 곳곳으로 동행축제의 파장이 이어질 경우 행사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최근까지 나온 지적사항들은 동행축제의 파급력이 강해질 경우 대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기부는 현재 12월 ‘눈꽃 동행축제’를 준비 중이다. 황금녘 동행축제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참여 업체를 선정했고, 중기부는 해당 업체들과의 상생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도 소비 촉진 행사로 분류된다. 해당 행사는 8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30일까지 운영된다. 동행축제는 중기부가 주도하는 행사로 기획되는 한편, 코세페는 민간의 주도로 진행된다.  민간에서도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정부와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민간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머리를 맞댄 새로운 방식을 채택할 필요도 있다”면서 “경제는 자금순환이 이뤄져야 원활하게 가동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소비 장려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주요 원재료의 가격 안정을 비롯한 국제 정세의 안정이 필요한 만큼, 외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정부와 기업의 머리를 맞대고 국민들의 지갑 사정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