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출 회복세…국내 경기 흐름도 잡아라
반도체 등 주력 품목 회복세 전환 가속 국제 정세 극복 가능한 민‧관 협력 필요
2023-11-26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최근 대외적인 경제지표인 수출에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내수 시장은 여전히 침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경제는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모든 부문에서 악재를 기록한 이전과 달리 일부 지표에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의 분위기가 여전히 하락세를 보여 대책이 요구된다. 한국은 ‘불황형 흑자’ 기조를 드러낸 바 있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수출의 감소폭이 수입보다 낮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품목이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9월 산업동향 관련 지표가 일제히 상승세를 타면서 4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전 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1% 늘어 8월(2%)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이 12.9% 증가하는 등 제조업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최근에도 이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7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같은 기간 2.4% 올랐다. 1~20일 기준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건 지난해 9월(3.5%) 이후 14개월 만이다. 수출 부문에서 호재가 나타났음에 불구하고, 내수 시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요소로 남았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위기가 지속된 결과물이다. 특히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은 소비자의 지갑을 닫아버리는 요소로 작용했고, 소비자는 ‘사고 싶은’ 물건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에 집중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한국은행의 ‘2023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7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2월(69) 이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100 이하를 기록한 경우, 긍정적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내수 시장의 침체기는 국제 정세에 좌우되는 만큼, 해외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 반도체 수출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비롯된 하락세를 기록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려 발생한 바 있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전개돼, 원자재 대란이 지속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산업 현장에서는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제조업 관계자는 “국내 경제는 지난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위기일수록 민‧관의 강력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