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줄어드는 자영업자 소득…“악순환 끊어야”

‘실질처분가능소득’ 전년比 20% 가량 줄어 고물가로 닫힌 지갑에 이자 부담 ‘이중고’

2024-11-26     김혜나 기자
빚으로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 생태계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실질처분가능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줄며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은 가구 소득에서 이자비용과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가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물가 상승의 영향을 뺀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53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5% 줄었다. 사업 연명을 위해 대출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도 많다. 특히 다중채무자의 대출액이 늘어나며 이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경우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규모(2분기 말 743조9000억원)와 변동금리 비중(추정치 64.5%)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금리가 0.25%포인트(p) 높아질 때마다 전체 이자는 1조3000억원 늘어난다.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연 73만원 가량이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졌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가 지갑을 닫는 가운데, 인건비와 가스 및 전기 등 에너지요금 문제까지 겹치며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는 이처럼 대내외적 요소에 생계 위협을 더욱 많이 받는 만큼 안전망이 요구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전국 지역 신보의 보증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3분기 대출 보증 이용 자영업자의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 42.2보다 0.9포인트 상승한 43.1로 집계됐다. 지수가 100에 가까울수록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4분기 전망치는 더 높은 46.1로 향후에도 악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