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직원 1명당 노동강도, 소상공인 8034명 담당 ‘열악’… 예결위 심사 ‘주목’

평균임금 동일 준정부기관 58개 중 57위 그쳐 1년 미만 신입직원 지난 5년 합산 퇴사율 32% 업무량 대비 보상 미흡…기관 운영·처우 개선 ‘시급’

2023-11-27     김혜나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700만 소상공인 지원정책과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분류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에 대한 처우 개선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26일 정치권 및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소진공에 대한 처우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소상공인 수가 300만개에서 700만개로 2.4배 증가하는 동안 소진공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4200만원에서 4900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매년 많은 의원이 국회 전체회의, 국정감사에서 코로나 위기극복 업무를 수행한 소진공 처우개선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소진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총 7차례의 재난지원금과 4차례의 손실보상 등 누적 61조원 이상 규모의 지원금을 약 2440만개사에 집행했다. 소상공인의 재난지원 전담창구 역할을 맡은 것이다. 소진공 직원들은 당시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직접 대출, 소상공인확인서 발급, 대리 대출 등 소상공인 대상 각종 정책자금 신청과 집행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소진공 직원 1명이 평균적으로 8034명에 달하는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소진공의 처우는 평균임금 4900만원으로 동일 준정부기관 58개 중 최하위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대응 지원 시 폭주하는 업무와 민원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연장·휴일 초과근무 수당조차 인건비 재원 부족으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사용 연가에 대해 일체의 보상을 하지 못하는 점은 법적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전 중구 소재의 본사 사옥과 전국 84개 지역 사무실 모두 임차 사용 중인 상황이다.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임차료 때문에 현재 수준의 기관경비로는 기관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열악한 처우와 근무 환경으로 인해 1년 미만 신입직원의 5년간 합산 퇴사율은 32%에 달한다. 기관 운영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난 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에게 지원의 손길을 힘껏 내미는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되는 고물가, 고금리, 공공요금 상승으로 소상공인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민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소상공인은 한국 경제의 근간이자 뿌리다.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은 곧 나라 경제를 살리는 일과 같다. 이를 위해 유일한 소상공인 전문지원 기관인 소진공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국회의원들이 기관 기본경비와 인건비 증액 안에 대해 발의하며 소진공의 기관 운영 정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회 예결위에 상정된 안건에 따르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10명은 직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임차료 부족분과 직원생활관 운영을 위한 임차보증금 등에 대해 23억3000만원 증액을 제안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8명은 인건비 재원부족으로 그간 지급하지 못했던 직원 보상 휴가 정산과 연가보상비 지급을 위한 11억3500만원 증액 안을 요구했다. 현재 예산 증액안은 상임위 예비 심사를 거쳐 예결위의 심사를 기다리는 상태다. 한편, 지난 2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다. ‘대출로 대출을 막는’ 소상공인의 대출 청구서가 대변하듯, 소진공의 업무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소진공의 근무여건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열악한 조건으로 인력이 유출될 경우 소상공인 지원정책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내실 있고 촘촘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서는 소진공의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