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개최 '운명의 날' 임박…정부 유치 '총력전' 결실 얻을까
28일 파리 BIE 총회서 회원국 대표 익명 투표 정부, '최종 공략 국가 리스트' 뽑아 포섭 작전
2024-11-2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부가 오는 28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기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을 유치 활동에 쏟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귀국한 윤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아 유치전을 마무리한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접전이라고 판단, 최종 공략 국가 리스트를 뽑아 포섭에 들어가는 등 역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5박 7일간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뒤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것을 제외하고, 이틀간 3차례에 걸쳐 엑스포 최종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단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23일 주유네스코 대표부 주최 만찬을 시작으로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주최 오찬 및 주프랑스 대사관 주최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 등을 통해 유권자들을 만났다. 정부는 BIE를 담당하는 파리 주재 대사를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문화 다양성 △개발 협력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의 역량 등 차별화된 주제로 회원국들을 공략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마치고 26일 귀국한 윤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최종 마무리에 나선다. 한 총리는 이날 3박 5일 일정으로 파리로 출국해 같은 날 오후 도착, 곧바로 유치전에 돌입한다. 한 총리는 총회 직전까지 가능한 한 많은 회원국과 접촉해 부동표를 끌어오는 동시에 결선 투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막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접전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치 경쟁 초·중반까지는 '오일 머니'를 앞세워 회원국들을 발 빠르게 공략했으나 이후 여러 악재를 맞닥뜨렸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2027 아시안컵에 이어 2029 동계아시안게임, 2034 월드컵 등 대형 국제 행사를 휩쓸면서 국제사회의 '견제론'이 작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비밀 투표로 이뤄지는 개최지 결정 투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1차 투표 때 사우디 '리야드'를 찍더라도 2차 결선 투표 때는 '부산'을 지지해달라며 2차 투표에 승부수를 걸었다. 한 총리는 총회 직전까지 가능한 많은 회원국과 접촉해 부동표를 끌어오는 동시에 결선 투표 지지를 요청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의 마지막 경쟁 발표 때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 역할, 준비된 부산, 국민 열기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날 출국 직전 "긴 행진곡 중 마지막 악장만 남기고 있는 심정이다. 저의 마음은 차분하다"며 "경쟁국들보다 엑스포 유치 경쟁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민관이 흘린 땀은 어느 나라보다 진했다고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오는 28일 BIE 총회에서는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국 간 최종 프레젠테이션(PT)과 개최지 결정 투표가 이뤄진다. 대한민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3파전'이다. 개최지 결정은 182개 BIE 회원국의 익명 투표로 이뤄진다.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도시가 결선 투표를 치러 최종 결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