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8일 국무회의서 '노란봉투법' 등 거부권 전망…野, 압박 수위 강화
내달 2일 기한…'재의요구권 행사' 임박 관측 야권, 법안 공포 촉구·거부권 행사 반대 시위
2024-11-2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에 대해 이르면 오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야권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예상대로 해당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여야 관계는 더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8일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 법제처에 이송돼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면 효력을 갖는다. 다만 헌법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한 대통령 권한으로 재의요구권, 즉 '법률안 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15일 이내에 국회로 법률안을 돌려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부에 이송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해 다음 달 2일까지 그대로 공포할지 국회로 돌려보낼지 결정해야 한다. 이달 28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다시 한번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는 다시 법률안을 만들어 상정할 수 있지만, 시간이 촉박한 만큼 사실상 21대 정기국회 안에 재입법 처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야권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려 이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총회를 개최한 지난 23일 결의문을 통해 "대통령이 일부 이익단체만 대변하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게 아니라면 거부권을 행사할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부·여당이 어떤 무책임한 행동을 하더라도 민주당은 책임을 다하고, 큰 역할이 해야 할 때"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입법 재추진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정의당도 지난 21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시위에 들어갔다.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반대 시위 전날인 지난 20일 "내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노란봉투법, 방송법 거부권 행사 반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같은 날 국회 본청 앞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공포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대통령실은 일단 여론 추이를 비롯해 관련 부처와 각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간 이해 당사자들 간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법안 등에 대해 거부권 행사 의지를 밝혀온 만큼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점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이 예상대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온 여야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