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위성 발사 후 연일 관제소 방문···'성공 주장' 힘 싣기

21일 발사 후 나흘 동안 3차례 관제소 찾아 위성 사진은 공개 안 해···'성공 선전전' 평가

2024-11-26     이태훈 기자
북한은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군사 정찰 위성 발사 후 22일~25일 나흘 동안 3차례나 관제소를 찾았다. 북한의 위성 발사 성공 여부가 국제사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성공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의 위성 발사 성공 여부를 놓고 전문가 및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 기술을 전수받았을 가능성이 커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과, 나흘이 지나도록 사진 한 장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성공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 성공 여부는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과 주요 7개국, 유럽연합(EU) 등은 앞다퉈 위성 발사를 규탄하는 한편, 성공 여부 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히 발사에 실패했던 지난 5월과 8월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3차례나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은 것은 발사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선전전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이 아직 발사 성공을 증명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연속 방문은 북측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전 도구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과 24일 방문에 이어 25일에도 관제소를 찾았다. 전날 관제소를 찾은 김 위원장은 정찰위성에 대한 세밀 조정 사업을 성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직원들의 수고를 치하하고 격려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다만 북한이 '만리경-1호'가 궤도에 정상 진입했음은 물론,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해 송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 장의 사진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만리경-1호'의 촬영 해상도가 너무 낮아 이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만리경-1호가 군사적 목적의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탑재된 광학 촬영용 장비 등이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서브미터급'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북한이 5월 정찰위성 1차 발사 때 위성체에 탑재했던 광학장비는 지상의 가로·세로 3m 크기를 간신히 파악할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된 바 있다. 북한이 '만리경-1호'로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할 경우 북한의 기술 및 감시·정찰 역량이 외부로 노출된다는 부담도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특집 KBS1 라디오 저녁'에 출연해 북한의 발사 성공 주장은 과장됐다고 일축했다. 신 장관은 "정상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며 "김정은이 굉장히 기쁜 나머지 좀 오버(과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내달 1일부터 '만리경-1호'가 정식으로 정찰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