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전유물 옛말…‘겨울 간식 대전’ 판도 바뀌었다
채널 및 제조사, 위생‧카드결제‧다양한 선택지 등 차별화 품질 대비 가격 합리적…‘기업형 간식’ 젊은층 수요 이동
2023-11-27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고물가로 길거리 겨울 간식의 가격까지 오르자, 소비자들의 관심이 기업형 겨울 간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길거리 간식의 최대 장점인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다. 노점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가슴속3천원’에서 확인한 서울 일대 붕어빵의 가격은 3개 2000원 정도다. 지역에 따라 1개에 1000원이 넘어가는 곳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밀가루, 팥, 설탕 등 주재료 가격과 붕어빵을 굽는 데 사용되는 국내 액화석유가스 공급 가격이 뛴 탓이다. 자체 생산시설과 수급 인프라를 갖춘 대형 기업과 달리 ‘한철 장사’인 노점은 주요 재료를 3~10kg 단위로 구매해 가격 경쟁력, 조달력 등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노점상 수는 도로점용 및 식품위생법 위반 단속 수위가 높아져 매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현금 사용보다 카드결제, 간편결제가 익숙한 젊은층에게 외면 받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길거리 간식 노점상의 빈자리는 카페, 대형마트 등이 꿰차고 있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대에 위생적이고 선택지가 다양한 외식업체 및 냉동 겨울간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실내에서 취식이 가능하고, 배달이 가능하단 점도 인기 요인이다. 각 외식업체‧유통 채널‧제조사들이 자본력과 인프라, 식품 관련 노하우를 기반으로, 길거리 장사 전유물로 여겨졌던 동절기 간식의 기업화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이디야커피가 지난달 선보인 ‘꿀호떡’, ‘콘치즈계란빵’ 등 2종은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25만개를 돌파했다. 재출시 메뉴인 꿀호떡은 이디야 전체 베이커리 매출 중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인기 겨울 간식을 한 데 모은 ‘따끈따끈 간식꾸러미’를 선보였다. 작은 사이즈의 팥‧슈크림 붕어빵, 앙버터 호두과자와 호떡이 각각 2개씩 총 6개 들어있는 구성이다. 가격은 3900원으로 개당 650원 수준이다. 최근 길거리 붕어빵 가격이 평균 3개 2000원(개당 약 666원)인 것과 비교하면 다양한 구성에 가성비도 갖췄단 평이다. 편의점은 ‘붕어빵 맛집’으로 떠올랐다. 전국 범위로 1만개 이상의 상시 운영 매장을 갖고 있는 만큼, 길거리 간식의 단점 중 하나인 접근성을 보완했다. GS25는 다양한 즉석식품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바삭한 외피의 식감을 살리는 등 길거리 붕어빵’의 특성을 재현했다. 붕어빵 가격은 1200원이며 ‘2+1’으로 운영된다. 간편식 인기도 뜨겁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붕어빵’ 가정간편식 인기에 힘입어 올해도 ‘피자 먹은 붕어빵’, ‘고구마 먹은 붕어빵’ 2종을 내놨다. 토마토, 베이컨, 스위트콘, 피망, 치즈, 고구마 무스, 모짜렐라 치즈 등 이색 속재료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한 봉지 20여개에 1만1980원, 개당 599원 수준으로 책정, 가격 경쟁력도 강화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올반 붕어빵’ 가정간편식 3종의 지난 1~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4% 큰 폭으로 증가하며 현재 누적 판매량 33만개를 돌파했다. 이커머스의 겨울간식 판매율도 매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에서 지난 1~15일 보름간 판매된 호떡과 붕어빵은 지난 해 동기간 대비 각각 40%, 35%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호빵의 경우 100% 늘었다. ‘컬리 온리 밀클레버 미니 붕어빵’은 다양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각광받고 있다. 단팥부터 슈크림, 초코 등 5가지 맛 중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20개입에 7900원이다. 지난 8일 입동 이후 일주일 간 판매된 꼬치어묵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320% 늘었다. 고래사 가정용 꼬치어묵은 1개 약 680원이다. 최근 길거리 어묵 가격이 1개 1000원인 것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란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계적 위생 관리, 편리한 결제, 이색적이고 다양한 선택권 등을 추구하는 최근 젊은층의 소비 성향과 노점의 특성은 결을 달리한다”며 “지속 위세가 위축되는 노점상에 대한 수요가 ‘길거리 간식’ 콘셉트를 차용한 기업형 동절기 간식으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