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서울 종로 출사표···국민의힘 부·울·경 중진 '험지 출마' 1호

"종로 승리는 수도권 총선 승리 제1조건" 한동훈 종로 출마설엔 '비례대표 총선 지휘' 권유

2024-11-27     이태훈 기자
하태경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부산에서만 3선을 지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 의원이 현 지역구 재출마를 포기하고 수도권 지역구를 특정해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 의원은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조건은 종로 사수라며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 서울의 심장부 종로에서 출마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우리 당이 항상 수도권 민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종로에서 패배하면서부터 우리 당의 수도권 의석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국회 과반 의석수도 급격히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 역시 지지세가 약한 부산·경남에서 도전을 거듭한 끝에 성과를 만들어 냈다"며 "국민의힘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수도권 승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그 진정성이 국민 마음에 닿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은 지난달 7일 그가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지 50여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하 의원은 수도권 여러 지역구를 두고 고민하다 상징성 등을 고려해 종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 현역이자 같은 당 소속인 최재형 의원과 인요한 혁신위원장과는 상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여당 의원이 현 지역구 재출마 대신 수도권 출마를 선택한 것도, 이를 실천에 옮긴 것도 하 의원이 처음이다. 이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험지 출마를 암시했지만, 이어지는 호응은 없는 상황이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하 의원은 '종로가 험지로 분류되기에는 모호하다'는 취지의 질문에 "현재 종로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이 맞다"면서도 "지금 분위기는 21대 총선 분위기로 완전히 돌아갔다. 종로도 서울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험지이자 격전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지로 종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현역 의원이든 장관이든 누구하고도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만약 한 장관과 경선이 이루어진다면 아름다운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다만 우리 당에 전국 선거를 도울 만한 간판이 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한 장관이 지역구에 메이면 우리 당의 전국적 지지율을 높이고 다양한 분들을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한다면 당의 지지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로써 19대 총선부터 부산 해운대구에서만 내리 3선을 한 하 의원은 12년간 몸담았던 지역구를 떠나게 됐다. 하 의원은 국회 예산 정국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종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