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족방뇨’ 소상공인 대책…채무 부담 해소 방안 절실

고금리 기조 지속에 이자부담 급상승 은행들은 ‘돈잔치’, 소상공인은 ‘울상’

2023-11-27     김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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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최근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로 소상공인들의 이자 부담에 짓눌리고 있다.

2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7~9월 신규 취급분 기준 연 5.31~5.4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신규 취급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연 4.11~4.64%였다. 1년새 금리가 1%포인트(p)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고금리로 은행의 이자수익도 크게 늘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정책자금 금리 차 이자수익’에 따르면, 이들이 12개 정책자금의 금리 차로 얻은 총 이자수익은 2021년 240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는 2533억원, 올해 상반기에만 134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 421억원 △신한은행 381억원 △하나은행 279억원 △우리은행 265억원이었다. ‘돈잔치’ 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반면 지난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들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액은 1014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1.15%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고금리로 대출이자를 갚기 어려운 상황을 시사한다.

정부도 은행권의 높은 금리를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민생 현장을 방문해 듣고 온 발언들을 소개하며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이자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이용 소상공인 대상 이자비용 감면을 지원하고,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 감면을 한시 신설해 전기료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상생금융안을 주문, 금융지주들은 연내 상생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이자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소상공인들의 이자상환 부담을 덜어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정책자금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내년도 소진공의 융자 예산은 정부안을 기준으로 3조8000억원이다. 경영응원 3종 패키지 중 공단 지원사업인 융자사업에서는 소상공인의 자금애로 해소를 위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거나, 민간에서 만기연장이 어려운 대출을 정책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내년 5000억원 규모로 신설하는 등 총 8000억원이 확대된다.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고금리 때문에 대출이자와 원금을 갚고 나니 생활이 빠듯할 정도로 이자 부담이 커졌다. 그런데 은행들은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말에 힘이 다 빠진다”며 “주변 상가에 폐업한 가게도 점점 늘어나는데 이것은 소상공인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