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묵은 규제 해소’ 총선 앞두고 급물살
표심 잡기 위해 ‘회유책’ 꺼내든 정치권 민생대책으로 각종 규제 완화 가능성↑
2023-11-28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 살피기에 적극 나선 가운데, 각종 규제 개선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8일 더불어민주당에 양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민생법안추진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협의체에서 논의할 법안으로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유통산업법 △중대재해처벌법 △1기신도시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등을 꼽았다. 여야 정치권은 수도권 지역 부동산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을 타깃으로 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연내 입법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내 비아파트는 토지 거래 허가 대상에서 해제되며, 구역 규제도 일부 풀렸다. 29일 열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될 회의 안건으로 ‘1기 신도시 특별법안’ 및 ‘상가 지분쪼개기 금지 법안’ 등이 확정됐다. 모두 여야와 정부가 입법에 합의한 내용이라 통과 가능성이 주목된다. 지난 11년간 이어진 대형마트 의무휴일‧새벽 온라인 배송 등의 규제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새벽배송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2012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도입된 유통법의 핵심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 10시)이다. 해당 제도는 실효성이 없고 국민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논란이 지속됐다. 취지와 반대로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보호 효과는 적었고, 일부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덕을 봤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마트 규제가 골목상권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해가 크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벽배송 규제 해소를 주요 민생대책으로 선정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정부는 이른바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이라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독점규제법의 입법과 담배유해성관리법 등 생활 밀착형 정책도 검토하며 관련 업계와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권이 회유책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며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할 필요성이 커진 만큼 주요 민생대책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