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車구동 패러다임 전환…‘유니휠’ 세계 최초 공개

2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서 ‘유니휠 테크데이’ 개최 기존 구동부품 휠 내부로 통합…“세계최초 신개념 구동 시스템” 운전자 중심 좌석 배치 탈피…자율주행 대비한 새 디자인도 가능

2024-11-28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가 차량 구동 시스템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세계 최초 신개념 구동 시스템 '유니휠'을 선보이면서다. 다만 아직은 상용화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현대차·기아는 유니휠의 기술 완성도를 높여 고객들에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대차·기아는 2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유니휠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유니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유니휠을 소개하기 위해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수석연구위원을 비롯 총 6명의 책임연구원이 함께 자리했다. 현대차·기아가 유니휠이란 차량 구동 시스템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된 건 "휠의 성능과 효율은 유지하면서 부품 공간을 새롭게 활용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 때문이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주요 구동 부품을 휠 내부로 옮겨 실내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기능 통합형 휠 구동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유니휠은 전기차의 감속기와 드라이브 샤프트, CV 조인트의 기능을 모두 휠 안에 넣고, 모터를 각 휠 가까이에 위치시켜 평평한 바닥을 구현한다. 유니휠 적용으로 좌우 휠 사이 확장된 공간은 트렁크나 프렁크 등 추가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현 좌석 배치를 탈피,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디자인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현대차‧기아가 공개한 유니휠은 중앙의 선 기어(Sun Gear)와 좌우 각 4개의 피니언 기어(Pinion Geer),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링 기어(Ring Gear) 등으로 이뤄진 특수한 유성기어 구조다. 모터가 만들어낸 동력이 선 기어로 전달되면 피니언 기어들이 맞물려 링 기어를 회전시키고, 링 기어는 휠과 연결돼 최종적으로 휠까지 동력이 전달되는 원리다. 유니휠은 피니언 기어들이 서로 연결돼 2개의 링키지를 구성하는데, 이러한 멀티링크 메커니즘이 유니휠의 상하좌우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더욱이 주행 상황에 따라 차고 조절이 가능한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과 결합되면 험로에서는 차고를 높여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고, 고속 주행에서는 차고를 낮춰 전비와 고속 안정성을 향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니휠은 전기차 감속기의 역할도 대체할 수 있다. 기어 잇수가 적은 선기어와 피니언 기어들이 맞물리며 상대적으로 기어 잇수가 많은 링기어를 회전시키는 구조로 입력축과 출력축 사이의 감속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4개의 휠 구동력을 각각의 소형 모터로 독립 제어해 높은 수준의 조향 및 주행 안정성을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토크 벡터링을 구현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토크 벡터링이란 각 바퀴에 전달되는 토크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로,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성능을 가능하게 한다. 이날 박종술 수석연구위원이 "뛰어난 조종 안정성을 자랑하는 해당 시스템은 고급차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배경이다. 현대차·기아는 유니휠과 관련된 특허 8건을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 및 등록한 상태다. 다만 기술 상용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유니휠 기술이 태동한 지 2년 반 정도가 됐다”며 “2단계 개발과정이 막 끝난 상태로 상용화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혁신 아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고객들이 모빌리티를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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