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ELS 손실우려에 ‘뒷북 보완’
김주현 "은행권 H지수 ELS 판매 제도, 조사 이후 보완" 조사결과 발표까지 시간 오래 걸려··· 연내 어려울 수도
2024-11-28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내년 상반기 홍콩 H지수(HSCEI)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며 금융당국이 제도보완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뒷북 보완’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약 83억원의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만기 도래 규모 약 181억원 가운데 손실 확정 금액은 약 83억원으로 손실률이 45.9%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LS는 기초 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을 연계해 수익 구조를 결정하는 파생상품이다. 손실 발생의 기준점이 되는 '원금손실발생구간'(녹인 구간·통상 가입 당시 가격의 50%)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었던 홍콩H지수는 지난 27일 6000선으로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홍콩H지수 연계 ELS는 8조4000억원으로 40%에 해당하는 3조원이 손실구간에 들어갔다. 이는 주가연계펀드(ELF)와 주가연계신탁(ELT)이 포함된 금액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홍콩H 지수의 밴드 전망 상향선을 7800으로 잡고 있어 홍콩H 지수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홍콩H지수의 향후 6개월 밴드를 5500~7500선으로 보고 있으며 하나증권은 홍콩H지수 내년 예상 밴드를 5960~7850선으로 제시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위·금융감독원·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과 관련해 불완전판매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에서 현재 H지수 ELS의 불완전 판매 이슈 등을 놓고 팩트를 확인하고 있으니 그 결과에 따라 우리가 제도적으로 무엇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 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등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금감원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수익률 기준 지표)으로 삼는 ELS을 판매해 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금감원은 관련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손실 가능성, H지수의 큰 변동성 등을 충분히 알리고 설명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다만 전수 조사 결과 발표가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언제까지 진행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며 금감원은 연내 마무리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대응에 나서는 ‘뒷북 보완’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