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데이터센터·서울아레나 '일감 몰아주기' 의혹…"내부 감사 중"

특정업체 수의계약 비리 제보…카카오 "사실 관계 파악·전면 감사 중" 김정호 위원도 "대형 건설 프로젝트 비리 개선 요구 있었다" 고발

2023-11-28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카카오가 데이터센터(IDC)와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돼 대대적인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

28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준공한 첫 자체 IDC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2025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준공 예정인 K팝 공연장과 극장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에 대한 비리 제보를 접수, 회사 차원에서 사실관계 파악과 내부 감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보는 카카오가 투명하게 공개 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모 대기업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카카오는 서울시와 손잡고 음악 전문 공연장, 극장 등으로 구성된 서울아레나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애당초 시는 지난해 착공에 돌입, 2025년 서울아레나를 준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존 시공사였던 A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착공이 지연됐다. 그 자리를 B사가 급하게 채웠는데 이 과정에서 수의 계약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카카오의 첫 자체 IDC 시공도 B사가 맡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졌다. 카카오의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인 김정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도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넉 달 전 김범수 창업자가 저녁 자리에서 회사 전체 인사·감사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고,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고쳐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며 "이 중에는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와 장비 헐값 매각 문제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해당 건은 회사 차원에서 사실 관계 파악과 내부적인 전면 감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안산 IDC의 경우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카카오의 자체 IDC는 지난 10월 준공한 안산이 유일하다"며 "해당 데이터센터 건설은 지난해 10월 화재 사고 이후가 아닌 2018년부터 추진됐다. 2020년 9월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로 부지를 확정하고 MOU를 체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은 공사비용이 2조원에 육박한다는 내용에 대해선 "데이터센터 안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로,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1436억원"이라며 "서울아레나 건축비는 3008억원으로,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해당 건설사 담당 건축비는 4444억원 규모"라고 했다. 한편, 카카오노동조합은 오는 29일 경영진에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