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자격 논란’ 황의조, 불법촬영 혐의 벗을 때까지 ‘태극마크 박탈’
국가대표 명예 유지 의무 등 고려…무기한 제명 가능성도
2024-11-28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성행위 영상 불법 촬영’ 논란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됐다.
28일 대한축구협회는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사건과 관련해 열린 논의 기구 회의를 주재했다. 이윤남 윤리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최영일 부회장 등은 황의조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이윤남 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이 국가대표팀 역량 및 이미지 등에 미칠 악영향과 국가대표팀 팬을 비롯한 국민들이 느낄 실망감 등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호는 황의조 없이 2024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설 상황에 놓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내건 이번 아시안컵은 2024년 1월 12일 개막한다. 황의조는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 사법당국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지 못한다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은 자신의 3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이 무산된다. 축구협회는 이날 회의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황의조와 관련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전했다. 만약 기소돼 재판까지 가게 된다면, 무기한 태극마크를 박탈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대표 선수가 경기 밖의 사유로 축구협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사례는 2018년 병역 특혜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했다가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과 함께 벌금 3000만원의 징계를 받은 장현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폭로된 문제의 성관계 영상이 황의조가 상대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상식적으로 그 죄과가 장현수의 것보다 가볍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단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 위원장은 “수사 중이어서 (축구협회가)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징계 등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징계 심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의조는 성관계하는 상대방을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황의조의 전 여자친구를 사칭한 A씨가 황의조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사진, 영상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황의조는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뒤 올해 5월부터 '(사진을) 유포하겠다', '기대하라',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는 식의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A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황의조는 논란 속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으로부터 계속 부름을 받았고, 9월, 10월, 11월 A매치 총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국내에서 치른 지난 16일 싱가포르전 dlxf 뒤인 18일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그가 지난 21일 원정으로 치러진 중국전에 교체로 투입되자 여론은 악화했다. 앞서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유포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A씨가 황의조의 '전 여친'이 아니라 '형수'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재 영국에서 소속팀 일정을 소화 중인 황의조는 지난 26일 열린 홈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넣고는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듯한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는 외려 부정적 여론이 극에 달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황의조 측은 피해자와 합의로 영상을 촬영했단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